사용물질 6건 검사 결과 6건 모두 벤젠 검출…하이닉스는 4건 중 1건에서 검출
반도체 공장 직원들의 연쇄 백혈병 사망으로 논란이 되어온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의 사용물질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이는 반도체 제조 3사(삼성전자, 하이닉스, 앰코테크놀로지)가 소속 6개 공장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보건 위험성 평가’를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실시한 결과로,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사용물질 6건 모두에서 벤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과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이 입수한 반도체 3사 평가 자료에 의하면, 반도체 제조공정(포토공정)에서 사용되는 PR(Photo Resister)이라는 물질 성분 분석 결과,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되었다.홍희덕 의원 측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사용물질 6건 검사 결과 6건 모두에서 벤젠이 검출(0.08∼8.91ppm)됐고, 하이닉스의 경우 사용물질 4건 검사 결과 1건에서 벤젠이 검출(3.95ppm)된 것으로 나타났다.
벤젠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1급 발암물질로, 우리나라 산재보험법에 따르면 근로자가 벤젠에 노출된 후 백혈구 감소증, 백혈병 등에 걸리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도록 하고 있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 [별표1]업무상 질병 또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에 대한 업무상 재해 인정기준 16. 벤젠으로 인한 중독 또는 그 속발증
이러한 결과는 삼성전자의 벤젠 사용여부에 대한 2008 국정감사에서의 증언과도 배치되는 것으로, 안재근 삼성전무 이사는 “벤젠이나 방사선에 관련된 부분은 노출된 적이 없다”고 말했고, 박두용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현재까지 벤젠이 검출된 바는 없다”고 증언한 바 있다.
반도체 3사, 위험성 평가조사 왜 했나?
김상희·홍희덕 의원은 지난 2008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하이닉스 노동자 9명 백혈병으로 사망, 삼성전자 노동자 18명 백혈병 발생, 9명 사망 사건과 관련해 반도체 업체의 백혈병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반도체 공정 노동자의 백혈병 발병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동부는 2007년 12월 반도체 업체에 대한 역학조사를 결정,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을 통해 2008년 3월부터 12월까지 반도체 제조업에서의 백혈병 및 관련 질환인 림프조혈기계암 발병 위험을 평가하기 위한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역학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백혈병 등과 연관성이 높은 화학물질인 벤젠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보고했고, 이를 바탕으로 근로복지공단은 백혈병으로 사망했거나 투병 중인 삼성전자 노동자의 직업성 질환(산업재해) 불승인했다. 이번 조사는 역학조사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림프조혈기계 질환 발생자가 많았던 3개 업체(삼성전자, 하이닉스, 앰코테크놀로지)는 소속 6개 공장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보건 위험성 평가’를 자체적으로 실시하게 된 것으로,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컨설팅을 의뢰해 실시됐고, 2009년 6∼9월 조사가 시작돼 10월 말 경 조사보고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희·홍희덕 의원은 이번 결과에 따라 “안전공단의 역학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으며, 최소한 반도체 3사에서 실시한 수준으로 반도체 공정의 유해물질 사용에 대한 재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지 못한 반도체 노동자에 대한 업무상 질병 여부를 재심사해야 한다”는 것을 23일 진행되는 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지적할 예정이다.
◆ 벤젠이란?
MSDS(물질안전보건자료)에 따르면 벤젠은 ①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하는 발암성 추정물질(A2) ②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 규정 발암물질 ③ 미국 국립독성계획단(NTP) 규정 발암물질 ④ 국제암연구소(IARC) 규정 발암물질 ⑤ 유럽연합 규정 1군 발암성물질로 규정되어있다.
벤젠은 발암 외에 종양발생, 변이원성, 생식독성 물질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의 공기 중 노출기준은 1ppm이나 개인의 특성에 따라 1ppb 노출도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스웨덴의 노출기준은 0.5p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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