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 흥행에 ‘대어급 IPO’ 봇물…투기과열·주가거품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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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알 흥행에 ‘대어급 IPO’ 봇물…투기과열·주가거품 우려도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2.2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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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에 20조 몰려들자...서울보증보험·케뱅 등 재도전
일부 기업 적자에도 선전..."투기 광풍 주의해야" 지적도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가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가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공모주 광풍’이 거세지고 있다. 올해 첫 코스피 상장 주자로 나섰던 에이피알이 기관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 청약에서까지 흥행을 이어가자 상장 철회를 택했던 조 단위 대어들이 줄줄이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나서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한 주간 4개 공모주의 일반투자자 청약증거금은 약 19조8400억원을 기록하며 20조원에 육박했다.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이에이트, 코셈, 케이웨더의 청약 증거금은 각각 1조770억원, 3조220억원, 1조7400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장에 상장 예정인 에이피알에는 14조원이 몰렸다.
IPO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상장 타이밍을 살펴보던 잠재적 대어들도 줄줄이 등판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희망 공모가 범위 기준 최대 3조6000억원의 상장 후 몸값을 제시했던 서울보증보험(SGI서울보증)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지정감사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감원 지정감사인 신청은 일반적으로 IPO 추진을 위한 첫 번째 단계로 해석된다. 서울보증보험은 내달 중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 상장 주관사단과 상장 재추진을 협의할 계획이다. 작년 10월 수요예측 이후 상장을 철회한 지 약 5개월 만으로, 당시 서울보증보험은 희망 공모가 하단에서도 목표한 금액을 채우지 못하는 등 부진을 겪은 바 있다. 서울보증보험 측은 “6개월로 제한되는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승인 효력이 지난 21일부로 만료된 데 따라 2024년 회계연도에 대한 외부감사인 지정을 신청한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IPO 일정은 내달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논의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케이뱅크도 지난달 이사회에서 IPO 추진을 의결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재돌입했다. 지난 2022년 상장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한 케이뱅크는 NH투자증권 외에도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주관사단으로 꾸렸다. 연내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앞서 한차례 IPO를 추진한 바 있다. 2022년 9월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문턱도 넘었지만,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당시 글로벌 증시 전반이 둔화한 데다 비교 기업인 카카오뱅크 주가 하락세가 이어진 탓이 작용했다. 2022년부터 공모금액이 감소세로 전환되며 찬바람이 IPO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한층 더 뜨거워지면서 상장 재도전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1조5000억원 이상에 코스피 상장에 나선 에이피알마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 대어급 기업의 상장을 부추겼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수요예측 흥행과 공모가 상단 초과 확정이 이어지는 중에도 몸값 1조원 넘은 대형주는 불가능할 것이란 시각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조 단위 IPO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에이피알이 예상을 뛰어넘은 흥행을 보이면서 기류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실제 에이피알이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1969개 기관이 참여했다. 경쟁률을 663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허수성 청약이 금지된 이후 최고치였다. 에이피알은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 상단을 25% 초과한 25만원에 확정했다. 이후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에이피알의 일반 투자자 청약에는 증거금 약 14조원이 몰렸다.  최근엔 IPO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프랜차이즈 기업과 게임업체도 재도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와 모바일 게임 ‘승리의 여신:니케’로 유명한 시프트업이 이르면 상반기 내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예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IPO 시장이 과열 구간에 진입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지난 한 주간 4개 종목이 일반 청약을 거치며 약 20조원의 자금이 공모주 시장으로 빨려 들어간 데다 상장 당일 주가가 오르면 앞다퉈 매도에 나서는 ‘돈 넣고 돈 먹기’식의 투기 광풍이 불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적자 행진을 하고 있음에도 공모가와 경쟁률에서 선전을 보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기업가치 평가가 무색해지는 분위기인데 시장과 업종 상관없이 선정한 밸류에이션 대비 과도하게 오르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공모주들이 선전할 수는 있겠지만 투자하는 공모 기업의 실적이나 성장성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뛰어드는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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