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최대어...상장 첫날 27% 올라
14조 몰리며 '황제주' 거론됐지만 기대 못미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올해 상반기 IPO(기업공개) 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에이피알이 상장 첫날 '따따상'(공모가의 4배)에는 성공하지 못 했지만, 주가 상승률이 27%를 기록하며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었다.
에이피알은 패션·뷰티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유니콘 기업'의 성공 졸업사례를 남긴 회사로,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7.00% 오른 31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총은 2조4080억원이다. 앞서 에이피알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663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공모가는 희망 범위(14만7000∼20만원) 상단을 초과한 25만원으로 확정됐다. 이후 공모주 청약에서 11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14조원 규모의 증거금이 모였다.
당초 시장에선 에이피알이 상장 첫날 '따따상'에 성공해 '황제주'(주가 100만원)로 등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던 게 사실이다. 공모가 기준 에이피알의 시총은 1조8961억원으로 '따따상'에 성공할 경우 시총이 7조5000원대로 불어나게 되고, 아모레퍼시픽(7조1000억원)과 LG생활건강(4조9000억원)을 넘어선 화장품 대장주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에이피알 주가 상승률은 100%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도 에이피알의 상장일 시장에 풀리는 주식 수가 전체 상장 예정 물량의 37%로 적지 않다는 점을 들며 단기 주가가 크게 오르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있었다. 실제로 이날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주가 상단을 제한하는 모습이었다.
에이피알의 상장예정주식수 758만4378주 중 약 36.85%에 해당하는 279만4511주가 상장일인 이날 매도가 가능했다. 상장 이후 1개월 뒤에는 유통가능물량 비율이 48.3%로 늘어난다.
다만 에이피알의 중장기 전망은 밝게 보는 시각이 많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의 올해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은 공모가 상단 기준 13배"라며 "동종그룹(Peer group) 평균 PER이 10배 중후반에서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매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이피알은 차별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높은 국내 인지도를 이미 확보했다"며 "올해에는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해외 확장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