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족벌경영 '퇴출' 지주회사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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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족벌경영 '퇴출' 지주회사로 가나?
  • 권민경 기자
  • 승인 2005.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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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수 의원 "삼성 세습체제 경제 걸림돌"

"재경부, 편법증여, 불법세습 엄중 처벌해야"

▲ 이건희 회장
올해 국감은 '삼성국감'이라던 말답게 국정감사 마지막까지 삼성에 대한 공격이 계속됐다. 이 가운데 삼성의 편법적인 순환출자구조와 세습경영체제를 개선하기 위해선 삼성이 지주회사로 전환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10월5일 국회 재정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역시 삼성그룹의 소유, 지배구조와 직결된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개정안과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등이 잇따라 도마위에 올랐다.이 자리에서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은 삼성의 지배구조와 관련 '삼성의 구시대적 세습체제와 국민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순환출자구조의 개선을 위해 삼성이 지주회사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구시대의 유물인 순환출자제도는 소수 재벌의 이익을 위해 다수 주주들의 이해가 희생된다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또한 소수의 대주주가 이업을 독단적으로 경영해 전문성이 저하되고 채권자 소액주주에 의한 감시가 소홀해져 무소불위의 기업 권력을 낳기도 한다는 것이다. 삼성자동차 문제는 투자결정과정의 합리성이 결여된 채 오너의 독단적 의사결정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삼성발 제2의 IMF 불러 올수도

김 의원은 "순환 출자의 경우 한 계열사가 어려우면 이 회사에 출자한 다른 계열사들이 연쇄적으로 부도 위기에 몰릴 수 있다" 며 "IMF 외환위기 당시, 순환출자로 인해 연쇄부도가 일어났다" 고 지적했다. 또 '삼성발 제2의 IMF' 가능성을 언급하며 윤종용 삼성 부회장에게 "이런 구시대적 순환출자 구조가 한국 경제 전체를 위험에 빠지게 한다" 고 역설했다. 한편 김 의원은 재벌 오너들이 1인 지배체제를 위한 변칙적으로 증여하는 행위 역시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김 의원은 "지난 99년 2월 삼성SDS가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 상무에게 장외가의 1/7 정도 가격으로 주식인수를 했던 것은 명백한 변칙증여" 이고 "서울행정법원 역시 이를 인정했음"을 상기시켰다. 또 96년 삼성에버랜드가 약100억원 가량의 사모전환사채를 주당 전환가액 7천7백원에 이 회장 자녀들(이재용, 이부진, 이서형, 이윤형, 이재현)에게 발행하게 된 동기 역시 삼성의 경영권을 이 상무에게 세습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 상무는 96년 12월26일 사모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에버랜드의 최대주주(지분율 31.9%, 당시 사모전환사채의 약 97%에 해당)가 됐다. 당시 이 회장은 전현직 임원 명의의 삼성생명 주식을 모두 모아 '주당9천원'에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하도록 해 결국 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주식보유비율 20%의 대주주가 됐다. 이렇게 해서 삼성에버랜드의 최대주주였던 이 상무는 삼성생명을 지배하게 되었고, 이들 회사가 보유한 계열회사 주식을 통해 나머지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지난 10월4일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이 상무 남매에게 저가에 발행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된 에버랜드 허태학 전 사장에게 징역3년, 집행유예5년을 선고한 바 있다.

삼성, 독립경영과 금융지주회사 설립해야

▲ 이재용 상무
김 의원은 "변칙증여와 탈세를 통한 재벌 오너의 세습지배구조는 삼성이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삼성이 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함을 강조하며 "지주회사 제도는 분사화를 통한 사업의 분리매각이 용이하고 보다 유연한 사업의 진입 및 퇴출 등 구조조정에 유리한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지주회사는 1인 지배에 따른 소유지배구조가 개선되고 회사별 책임이 명확해져 경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선진형 지배구조"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 방법은 "순환출자로 얽혀있는 계열을 분리해 연관성 있는 분야끼리 지주해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연관성 없는 사업 분야 간에는 상호출자가 이루어짐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우선 삼성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회사가 은행을 합병한 후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면 완벽한 금융회사 체계를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관련 업종이 소그룹으로 지주회사를 설립하여 독자적인 경영을 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삼성전자의 지분 30%를 보유하기 위해서는 15조원이 넘는 자금이 소요되므로 현재로써는 불가능하다며 삼성전자는 독립기업으로 특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삼성은 구시대적인 순환출자 방식에서 벗어나 선진적인 금융지주회사와 삼성전자의 독립경영체제로 지배구조를 변경해야 한다"면서 "재경부 또한 재벌 오너 1인 지배체제를 위한 변칙 증여를 뿌리 뽑고 편법증여에 대해서는 철저히 세금을 징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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