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한국여성민우회 등 6개 여성·인권단체는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상사가 부하 여직원을 성희롱한 사건이 보고된 이후 사측이 피해자에 대한 부당 징계 등 불법행위를 했다며 대표이사 등 이 회사 고위 관계자 2명을 10일 서울관악고용노동지청에 고발했다.고발장에 따르면 피해자 B씨의 상사이던 C팀장은 2012년 4월부터 지난해 3월 초까지 약 1년간 B씨를 성희롱했다. C팀장은 이후 자체 조사를 거쳐 보직해임과 정직 2주 처분을 받고 사무실을 옮겼다.

그러나 사측은 B씨가 성희롱 사실을 보고하자 그에게 사직을 종용하는가 하면 B씨가 인사팀을 통해 정식 절차를 밟으려는 것을 막으려 하면서 타협안을 제시,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고 이들 단체는 주장했다.

B씨는 성희롱 사건 조사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악의적 소문이 돌자 같은 팀원에게 소문에 관해 묻고 답변을 문서 형태로 받았다. 사측은 이에 대해 '동료를 협박해 진술서를 받았다'며 B씨를 견책 처분했다고 민우회 등은 전했다.사측은 또 B씨의 업무를 연구직에서 서무직으로 전환, 불이익을 주는가 하면 B씨를 도운 동료 D씨가 유연근무제 시행 부서에서 근무함에도 근무시간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직 1주 처분하는 등 부당 징계했다고 여성단체는 밝혔다.B씨와 D씨에 대한 징계가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 징계로 판정됐고 사측은 두 사람에게 직무정지와 대기발령을 통보했다.민우회 등은 “사측은 피해자가 성희롱 피해 사실을 보고한 이후 이같은 일련의 불이익 조치를 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과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며 “피해자는 신체·정신적 고통으로 지금까지 심리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르노삼성차 측은 “철저한 조사를 거쳐 객관적으로 인정된 성희롱 행위에 대해 가해자를 징계했다”며 “부당 징계 판정에 대해서는 재심을 청구한 상태이며, 직무정지와 대기발령 조치는 성희롱 사건과 별개인 회사 서류 무단 반출에 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