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의정갈등’ 딜레마…與 ‘이중성’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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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정갈등’ 딜레마…與 ‘이중성’ 비판도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4.03.11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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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정부와 전공의 갈등이 사회 곳곳에 만연하면서, 의사를 향한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국민들은 의료공백에 불편함을 호소하지만,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도 극적인 협상은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다. 

정부와 전공의 집단은 강대강 대치를 펼치고 있다. 정부는 의대생 2000명 지원을 통해 의료시스템 강화를 꾀하고 있는 반면, 전공의 측에서는 급진적인 수치라고 주장한다. 결국 양 측의 대립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계속해서 압박 수위를 강화한다. 전공의들의 현장 복귀명령을 내렸고, 불응한 이들을 대상으로 자격 박탈 등의 강수를 냈다. 이탈 전공의 처분 통지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현장을 이탈한 의료인 숫자를 채우기 위해 군의관 등을 투입한다.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피해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러한 갈등의 발단은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발표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스탠스에 부정적인 주장이 나온다. 당초 여당 측은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 시절 400명 증원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의료계의 반발에 힘을 실어주는 형태로 증원 반대 의사를 비췄다. 당시 공공의대 신설과 맞물려 의대생을 증원하겠다는 내용은 수용하기 어렵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종식 전까지는 논의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5배에 해당되는 수치를 내세웠다고 평가받는다. 400명 확대도 의료계의 반발을 불러왔기 때문에, 현재 정부가 제시한 수치는 현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가 계산된 움직이라고 추정한다.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들의 표심을 가져오기 위한 전략이라는 뜻이다. 국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발표한 시점이 총선과 맞물리면서, 발생한 추측이다. 야당에서도 증원은 반대하지 않고 있다. 다만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며, 증원 수치를 400~500명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갈등이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수요과 공급의 균형이 무너지면, 의사 입장에서도 타격이다. 의료시스템 강화라는 목적을 가진 정부의 스탠스도 이해 불가능한 주장은 아니다. 다만 총선에 맞춰 이러한 전략이 등장한 것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겠다는 의심에서 벗어날 수 없다. 

가진 것을 빼앗을 경우 분쟁은 피할 수 없다. 의사만 비판할 문제가 아니다. 시기를 고려하지 않은 정치권의 행동이 더욱 문제다. 국민의 의료시스템 고충을 개선할 것이라면 더욱 이른 시기에 진행해도 무관했다. 결국 정치권은 국민들의 고충 해결은 뒷전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겸사겸사라는 단어는 정치권에 기대하는 국민의 생각과 다르다. 정권 유지 및 교체에 집중하는 정부는 결코 국민들의 신임을 얻지 못할 것이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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