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 연속 증가...2월 주담대 4조7천억↑
2월 증가폭 역대 세 번째...한은 "추세적 둔화"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이 11개월째 늘며 잔액이 1100조원을 처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치다. 다만, 그 증가폭은 추세적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4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주택금융공사의 정책모기지론 양도분을 포함한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00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 대비 2조원 늘어난 것으로 11개월째 증가세를 지속했다. 잔액이 1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관련 통계 이래 최대치다. 1000조원 돌파 이후 3년 만이다.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정책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은 860조원으로 전월 말보다 4조7000억원 늘어 12개월 연속 증가했다.
증가폭은 역대 2월 기준 세 번째로 큰 규모지만 추세적으로 둔화하는 모양새다.
앞서 은행 주담대 증가폭은 지난해 11월 5조7000억원, 12월 5조1000억원, 올 1월 4조9000억원 이어 지난달까지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원지환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은 주담대 증가세가 지속됐으나 기타대출 감소 폭이 확대되면서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며 "주담대는 전세자금 수요 증대에도 아파트 입주 축소, 영업일 감소 등으로 증가 규모가 소폭 줄었다"고 말했다.
원 차장은 "주담대 증가세는 축소 선상에 있다고 판단한다"며 "신생아 특례 대출은 자금 집행이 2월 중순 이후 시작된 것으로 파악돼 가계대출에 의미 있는 숫자로 반영됐다고 보긴 힘들다"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스트레스 DSR 도입 등 대출 한도 축소 정책을 펴고 있다. 금리 인상에 대비해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 능력을 깐깐하게 따지는 스트레스 DSR은 지난달 26일부터 새로 취급하는 은행권 주담대 대출부터 반영 중이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239조1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2조7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4개월째 줄어든 것으로 역대 2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원 차장은 “명절 상여금 유입 등에 따른 신용대출 상환 등의 영향으로 감소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