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 칼럼] 그때도, 지금도 의대 정원 확대는 안 된다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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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인 칼럼] 그때도, 지금도 의대 정원 확대는 안 된다는 그들
  • 매일일보
  • 승인 2024.03.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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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인 SPR 교육컨설팅 대표
원동인 SPR 교육컨설팅 대표

4년 전, 2020년 8월 14일~2020년 9월 14일까지 의료대란이 일어났다.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추진 관련 법안에 대한 의사들의 반발이 이유였다.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를 비롯한 의사 단체들은 4대 의료정책을 반대하기 위한 집단행동을 단행했다. 당시 보건복지부의 의대 정원 확대안은 400명 수준이었다.

집단행동의 일환으로서 대한의사협회는 전국의사총진료거부를,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 총진료거부로 대표되는 '젊은 의사 단체행동'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의사 국가시험 응시 거부와 동맹 휴학을 주도했다.

의료 파업의 결과 공공의대 설립 및 의대정원 확대 논의는 중단됐다. 그리고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추진 등은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하기로 하면서 의료 파업은 마침표를 찍었다.

2024년 또다시 의대 정원 문제로 의사, 전공의, 의대생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 의료 파업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총궐기대회에서 '나는 공공재가 아니다'란 시위 팻말을 들었다. "노예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주 80시간의 노예 같은 노동환경을 개선하려고 의사 수를 늘리자는데 극렬히 반대한다.

의대 교수진을 두 배로 늘려 의대 교육의 질을 확보하겠다고 해도 오직 의대 증원만은 반대다. 의사 수를 건드리지 말고 필수의료수가를 5배쯤 올리라는 주장도 나온다. 쉽게 말하자면 의료 수입을 하향평준화 아닌 상향평준화해 달라는 얘기다. 한국의 개업 전문의 연봉은 노동자 평균 임금의 6.8배, 2억6200만원(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다.

우리나라는 공공의료는 고작 5%고 나머지는 95%는 민간에서 담당한다. 자영업자 입장에서 경쟁자가 늘어난다고 하니 강하게 반대하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공부 잘하는 고3들은 하나같이 의대가 목표다. N수생들만 들썩이는 게 아니다. 지방 의대의 지역 인재 선발 비중을 두 배 높이겠다고 하니, 공부 좀 하는 지방의 수험생들도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어느 전공의가 기자회견에서 "말단 5급 사무관" 운운해 논란이다. 젊은 의사들이 증원 반대에 왜 사생결단하듯 매달리는지, 그 말에 해답이 들어 있다. 대학 입시 한 번으로 평생 특권을 보장받는 직업은 지금 대한민국에 의사 말고는 없다.

사법시험 폐지 10년에 로스쿨을 나온들 예전 같지 않다. 행정고시에 붙어 봤자 청년 의사의 눈에도 겨우 "말단 5급"이다. 시험 한 번에 신분 이동이 보장된 계층 사다리는 의대뿐이다. 집단 휴학에 들어간 의대생들도 "증원 수를 왜 우리와 논의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학생들마저 선민의식에 젖어 있다.

의대 입시에서 성적만으로 줄 세워 뽑는 정시 비중은 전체 수능의 정시 비중보다 20%p 가까이 더 높다. 당장 내년 입시에서 이걸 바꿀 필요가 있다. 의대 수시전형만큼은 하다못해 독서 100권, 봉사 시간 100시간쯤은 학생기록부에 의무적으로 담게 하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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