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NH·키움 등 3곳 뿐…자본 감소 부담 영향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주주환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은 자본 감소에 부담을 느껴 자사주 소각에 미온적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은 장기 계획을 세우고 자기주식을 소각해 나갈 예정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부 대형 증권사를 제외하면 중소형 증권사는 대체로 자사주 소각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관측된다. 자본금이 감소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기저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는 회계상 자기주식으로 자본조정 항목에 속한다. 자사주의 매입 재원은 통상 자본 항목 중 이익잉여금이다. 매입 후 소각하면 자본 중 사내 유보된 이익이 줄어 든다. 자본이 감소하면 자기자본 대비 당기순익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수익률(ROE)이 높아지고 유통주식 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도 증가한다. 하지만 자사주 소각을 통한 자기자본 감소는 부채비율을 높여 자본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자사주는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 수단이기도 한 만큼 자사주를 매입하더라도 소각하는데는 소극적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반면 대형 증권사들은 자기주식 소각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주 가치를 제고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통주 약 417만주를 매입 후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약 500억원 규모로, 지난해 증가한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약 5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회사는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해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실시할 계획이며, 그 규모는 당기순이익(별도기준)에서 현금배당과 법정적립금을 차감한 재원의 50% 한도 이내가 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822억원 규모의 보통주 1000만 주 소각을 결정했다. 오는 2026년까지 매년 최소 보통주 1500만주 및 우선주 100만주 이상을 소각할 예정이다. 키움증권도 자사주 209만5345주를 올해부터 2026년까지 매년 3분의 1씩 소각키로 했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제시한 다양한 정책은 기업들의 투자지표개선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자사주 매입 및 소각과 배당금 지급 결정 등이 활발해질 수 있다”며 “거버넌스에 대한 인식이 있고 주주환원 의지가 있는 기업을 선별해 관심을 기울여볼 만 하다”고 밝혔다. 한편, NH투자증권이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 이후 이틀 연속 올라 지난 13일 장중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날 오전 9시 32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NH투자증권은 전 거래일보다 4.23% 오른 1만2천560원에 거래됐다.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