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매일일보 = 기고 | 오랜만에 멀미를 느꼈다. 얼마 전 하루에 택시를 네 번이나 탑승한 경우인데 모두 전기택시였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빠르게 치고 나가는 특성이 있고, 정지할 때에도 제동 전 제동에너지를 회생해 배터리에 보충하는 에너지 저장 특성을 이용한다. 즉 제동을 하지 않아도 감속이 되면서 과속 방지턱 등에서 굳이 제동장치를 작동하지 않아도 충분한 감속효과를 느낀다는 것이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매니아적 기질이 있는 경우 급가속과 급감속을 즐기는 상황이 좋을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이 뒤에 탑승하는 전기택시의 경우 심한 꿀렁거림으로 멀미를 유발하기 일쑤다. 심지어 멀미 기운을 심하게 느끼는 여성 탑승객의 경우 전기택시가 오면 거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필자가 느낀 멀미 기운도 도로의 과속방지턱이 즐비한 길을 전기택시가 심하게 운영하면서 느낀 멀미다. 여기에 택시는 고령 운전자가 많아서 운전 특성이 험한 경우도 더해져 더욱 이러한 특성이 부각된다. 즉 고령운전자는 기기 조작이나 판단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차량 운행이 매끄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전기택시가 유발하는 멀미는 앞으로 전기택시가 전격 보급되면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 과제가 됐다. 심지어 최근 한국자동차공학회에서도 전기차 멀미저감 연구회가 개최돼 체계적으로 전기차의 멀미를 줄이는 공학적인 노력이 이뤄질 정도다. 감속 시 발생하는 급감속 특성은 회생제동 효과를 줄이면 당연히 급감속 문제도 해결할 수 있으나 급가속은 여전한 문제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