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전기택시 멀미, 기술 접목으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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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전기택시 멀미, 기술 접목으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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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3.1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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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김필수 교수

매일일보 = 기고  |  오랜만에 멀미를 느꼈다. 얼마 전 하루에 택시를 네 번이나 탑승한 경우인데 모두 전기택시였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빠르게 치고 나가는 특성이 있고, 정지할 때에도 제동 전 제동에너지를 회생해 배터리에 보충하는 에너지 저장 특성을 이용한다. 즉 제동을 하지 않아도 감속이 되면서 과속 방지턱 등에서 굳이 제동장치를 작동하지 않아도 충분한 감속효과를 느낀다는 것이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매니아적 기질이 있는 경우 급가속과 급감속을 즐기는 상황이 좋을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이 뒤에 탑승하는 전기택시의 경우 심한 꿀렁거림으로 멀미를 유발하기 일쑤다. 심지어 멀미 기운을 심하게 느끼는 여성 탑승객의 경우 전기택시가 오면 거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필자가 느낀 멀미 기운도 도로의 과속방지턱이 즐비한 길을 전기택시가 심하게 운영하면서 느낀 멀미다. 여기에 택시는 고령 운전자가 많아서 운전 특성이 험한 경우도 더해져 더욱 이러한 특성이 부각된다. 즉 고령운전자는 기기 조작이나 판단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차량 운행이 매끄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전기택시가 유발하는 멀미는 앞으로 전기택시가 전격 보급되면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 과제가 됐다. 심지어 최근 한국자동차공학회에서도 전기차 멀미저감 연구회가 개최돼 체계적으로 전기차의 멀미를 줄이는 공학적인 노력이 이뤄질 정도다. 감속 시 발생하는 급감속 특성은 회생제동 효과를 줄이면 당연히 급감속 문제도 해결할 수 있으나 급가속은 여전한 문제다.
여기에 전기차 특유의 소음도 점차 꺼려지고 있다. '윙'하는 소리는 정숙성이 높은 전기차에서 크게 들리는 것은 물론 주파수대역이 그리 좋은 소리가 아니여서 자극이 된다는 것이다. 모터 등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저음 소리이나 탑승객을 안정시키는 소리가 아닌 만큼 앞으로 전자기적으로 소음을 즐거운 소리로 변조시킬 수 있는 기술 조합이 요구된다. 내연기관차에서 사람의 생체리듬에 맞춰 가속되면서 즐거움을 유발하는 것과 유사한 변속장치가 전기차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전기차는 모터의 고속 회전수를 감속기로 낮춰 인버터 등으로 속도를 직접 조정하고 있으나 고속 등에서 급격한 효율 저하와 열 발생으로 낭비되는 에너지가 크다. 특히 등판이 큰 언덕이나 고속에서는 모터의 용량이 커야 하고 효율이 저하되는 등의 문제가 크다. 이에 따라 배터리 용량도 키워야 하는 낭비가 발생한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전기차 전용 고단 변속기다. 현재 포르쉐 타이칸이나 아우디 E트론 등에 2단 변속기 탑재돼 있으나 아직 5단 이상의 고단 변속기는 개발조차 못하고 있다. 전기차의 고단 변속기 적용은 효율상승이나 주행거리 확대 등은 물론 모터 온도 유지로 냉각장치 최소화 등에 크게 기여한다. 또 앞서 언급한 전기차 급가속으로 인한 멀미를 줄이는 역할도 크게 기대가 된다. 앞으로 다양한 기술 접목으로 당면한 각종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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