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인천 이어 서울 주요 지역서 '정부·여당' 맹공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4·10 총선을 앞두고 여야 대표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막바지 지원 유세에 나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경기도 광주를 시작으로 이천, 오산, 용인, 수원 등 경기 동남부 지역에서 야당을 겨냥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근 인사를 마친 뒤 서울 동작, 영등포, 종로 등 서울 주요 지역구를 방문해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이날 격전지 수도권 중 경기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섰다. 그는 첫 일정으로 시작한 경기 광주 태전지구 지원 유세에서 "저희는 진짜 일하고 싶다"며 "저희는 일하는 척하지 않겠다. 저희는 소고기 먹고 삼겹살 먹은 척하지 않겠다"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7일 인천 계양에서 유세를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며 '일하는 척했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생방송됐다. 또 지난 1일 인천 계양을 소재의 한 한우 전문점에서 '계양 밤마실 후 삼겹살. 눈이 사르르 감기는 맛'이라며 사진을 SNS에 게시했으나 소고기를 먹고도 돼지고기를 먹은 것처럼 '서민 코스프레를 한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한 위원장은 경기 안성 지원 유세에서도 "이 대표가 척한 게 한두 번인가. 김문기씨도 모른다 하고, 쌍방울이 돈 준 것도 모른 척했다"며 "매번 이런 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하는 척하는 사람에게 미래를 맡길 것이냐. (오는 10일) 본 투표에 반드시 나가달라"며 "(이재명 대표가) 국회를 장악하면 자기들의 범죄를 방어하면서 대한민국 시스템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개헌 저지선인 200석을 막아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야권이) 200석을 갖고 뭘 할 것 같나, 대통령 탄핵만 할 것 같나"라며 "개헌해 국회에서 사면권 행사하도록 하고 그래서 이재명 대표나 조국 대표, 자기 죄를 스스로 사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비롯해 서울 내 접전지를 찾아 '정권 심판론'에 화력을 집중했다. 그는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을 방문해 "국민이 준 권력과 세금으로 사적 이익을 챙기고, 나라 경제를 망치고, 평화를 위태롭게 하고,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파괴한 것에 대해 우리 주인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심판론을 거듭 부각했다.
그는 "보통 국가권력을 차지해서 나라 살림을 대신하는 집권 세력은 '나라를 이렇게 만들자', '이런 걸 하자'고 제안하는 게 정상"이라며 "그런데 이 정권은 어떻게 된 판인지 하자는 게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저 압수수색, 탄압, 누구 죽이기다. 세상에 국회에서 통과된 법을 이렇게 많이 거부한 정권을 본 적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이날 전국 접전 지역을 열거하는 과정에서 '경남 진주시갑'을 언급하며 9일 예정된 재판에 불참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내일 재판을 안 가고 거기를 한번 가볼까 하는 고민을 한다"며 "갈상돈 후보가 박대출 (국민의힘) 후보와 경쟁 중인데, 거기도 아슬아슬하다고 하니 진주에 전화 좀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우체국 앞에서 열린 지원 유세에서 "대통령 부인이 주가조작으로 수십억을 벌었다면 단속해야 하는데, 증권·사법당국이 특정인에 대해 수사조차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바라볼 때 ''(한국은) 주가조작이 횡행할 뿐만 아니라, 밝혀져도 사람에 따라 처벌이 다르구나' 하면서 규칙이 작동하지 않는 시장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전 세계에서 가장 주가가 저평가되는 상황을 맞았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