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오세훈표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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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오세훈표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이대로 괜찮나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4.04.1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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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부동산PF 등 민간 투자 활성화 어려울 듯
국내외 업무지구 수요 줄어…‘제로썸 게임’ 현실화 우려
사진은 ‘단군 이래 최대 개발’이라 불리는 용산 국제업무지구가 계획된 용산정비창 부지 모습. 사진=용산구청 제공
사진은 ‘단군 이래 최대 개발’이라 불리는 용산 국제업무지구가 계획된 용산정비창 부지 모습. 사진=용산구청 제공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서울시가 총선 이후에도 '단군 이래 최대 개발'이라고 불리는 50조원대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사업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오는 18일과 23일 2차례 용산 국제업무지구 조성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시는 서울에서도 금싸라기 땅인 용산정비창을 대규모 상업·업무지구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용적률을 1500%까지 높여 100층 안팎의 랜드마크와 45층 건물을 잇는 1.1km 보행전망교를 세계 최초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뉴욕 허드슨 야드의 4.4배, 도쿄 롯폰기힐스의 4.5배인 세계 최대 규모의 수직 도시가 탄생한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2월 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안)을 발표했다. 같은 달 14일 사업시행자인 코레인과 서울도시주택공사는 용산구에 제안서 제출을 마쳤다. 향후 시는 빠르게 사업을 추진해 올해 계획을 확정하고 2025년 하반기 기반 시설 착공해 2030년대 초반 입주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해당 사업이 최근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 내부는 물론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는 △금리 인상 △부실 부동산PF △공사비 상승 등으로 어두워진 시장 분위기 탓에 사업이 계획만큼 추진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최재란 서울시의원은 제322회 서울시 임시회에서 “채무로 인한 시 한 달 이자 지급액이 167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시가 무리하게 토건‧개발 사업을 줄줄이 추진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창수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지난 사업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민간이 50~100조원가량의 전체 사업을 총괄하면서 여러 리스크가 발생했다"며 이번에는 공공에서 기반시설을 먼저 개발을 필지별로 분양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는 해결됐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최근 국토교통부는 부실 PF 발생을 줄이고자 개발 사업을 진행할 때 시행사가 총사업비에 대한 자기자본비율을 20~30% 수준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외 업무지구 공급이 충분한 상황에서 용산 국제업무지구가 선명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쏟아진다. 손정원 런던대 도시계획과 교수는 “서울은 80~90년대 구도심·여의도·강남이라는 3대 업무지구 체제가 확립됐다”하며 “이후 △구로디지털단지 △DMC △판교테크노밸리 등 전문 업무지구 등이 들어섰지만 이는 순조로운 경제성장에 따른 추가 수요로 가능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여의도 구 MBC 부지에 조성되고 있는 ‘브라이튼 여의도’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업무 공간에 대한 추가 수요가 크지 않은 상황”으로 “용산에 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서면 한정된 수요를 두고 기존 업무지구와 제로섬 게임을 벌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강훈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은 “미·중 대립으로 홍콩의 역할이 줄어들더라도 도쿄·싱가폴 등 대안이 있어 서울이 반드시 유리한 위치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정확히 예상할 수 없는 수요를 토대로 국제업무지구를 건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정부와 다수 지자체가 20여년간 추진했던 경제자유구역에 경우를 보면 사업 실효성도 의문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2년 관련 특별법을 제정 이후 현재까지 8개의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됐지만 주요 명분으로 걸었던 글로벌 기업 유치 소식은 아직까지 들리지 않는 실정이다. 각 시민단체들은 국제업무지구가 주변 집값 폭등과 투기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사업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달 11일 △참여연대 △서울세입자협회 △서울주거복지센터협회 △서울환경운동연합 등 63개 시민단체들은 공람의견서를 냈다. 이들은 “용산정비창을 민간 매각해 개발하는 것은 다국적 기업이 도심의 토지를 독점하고 공공의 땅을 모두 사유화하는 것”이라며 “결국 소유하지 못한 시민들은 그 땅에서 환영받지 못한 존재로 배제되고 치솟은 땅값·집값으로 도심에서도 밀려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개발계획(안)의 주택공급 계획은 공동주택 3500호로 이중 단 526호만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고 “이는 지난 정부의 2000호 이상의 공공임대주택이 계획된 것과 비교해도 매우 미흡하다”며 부족한 공공성에 대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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