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3사 판매장려금제 폐지…“납품가 인하 요구로 이어질 것”
[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가 판매장려금을 폐지하기로 결정함이 또 다른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이마트가 4일 300여개 동반성장 협력회사가 자사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을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힘에 따라, 대형마트 3사는 모두 판매장려금 제도를 폐지하게 됐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판매장려금 제도를 개정한 데 따른 것이다.공정위는 지난해 10월 판매장려금의 80%를 차지하는 기본장려금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의결했다. 의결 직후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판매장려금 제도를 폐기한 데 이어 이번에 이마트도 판매장려금 폐지하게 됐다.판매장려금은 공급업체가 대형마트에 대량 물품 납품 시 대형마트에 주는 일종의 인센티브다. 처음부터 제품 가격을 내려 마트에 납품하는 것이 아닌, 가격은 그대로 두고 판매장려금으로 마트가 가격을 인하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공급업체가 대형마트에 납품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판매장려금이 대형마트 납품을 위해 일률적으로 내야 하는 ‘댓가성 비용’으로 전락했다는 이유였다.
또 공정위는 버젓이 판매수수료를 받으면서 장려금이라는 이름으로 별도 잇속을 챙기는 ‘부당횡포’라고 규정했다.이에 대해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판매장려금 제도 폐지가 오히려 중소납품업체들을 힘들게 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이들에 따르면 지난해 유통업체 장려금 규모는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장려금 폐지를 보전하기 위해 대형마트들은 공급업체에 별도로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유통-공급업체간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또한 이 과정에서 공급업체가 가격인하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에게 가격인상 패해가 돌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판매장려금 폐지로 당장에 장려금 관행을 잡을 수는 있겠지만 이를 통해 여러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을’의 입장인 공급업체들은 오히려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것”고 말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량구매를 무기로 기본장려금을 받아 판매가격을 저렴하게 유지하는 것은 대형마트의 주 영업 전략”이라며 “기본장려금이 폐지되면 지난해 6%정도였던 대형마트 영업이익률이 2%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또 이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이 낮아지면 결국 대형마트로서는 공급업체에 별도로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이 과정에서 공급업체와 유통업체간 새로운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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