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일부 인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언급
금통위 전원 “기준금리 인하 시기 예단 불가”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으로 중동발 리스크가 확산되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사실상 불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초만 하더라도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통화정책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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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중동발 리스크로 인플레이션이 자극될 수 있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통화당국이 금리 인하에 신중해진 영향이 크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당분간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미 지난 16일 장중 한때 1400원 선을 넘어 연중 최고점을 찍었던 환율은 한국과 일본 당국의 구두개입 효과로 잠시 진정 국면에 돌입해는 듯 했지만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이 개시되며 다시 치솟고 있는 양상이다.
금융권은 중동 전쟁이 현실화될 경우 환율이 1400원 중반대로 수직 상승할 것이란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유가 상승으로 이어지면 달러 강세와 원화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WTI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면 원·달러 1400원대 진입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물가 압력도 더 커질 전망이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원유와 곡물가 등 수입 원자재가격 부담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이상 국내에서 금리인하가 먼저 발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6일(현지시각) 2% 물가 목표 달성과 관련 "확신을 얻는 데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DC 윌슨센터에서 열린 북미 경제 포럼에서 "최근 데이터는 분명히 우리에게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했다"며 "현재 노동 시장의 강세와 지금까지 인플레이션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제한적인 정책이 작동할 시간을 더 허용하고, 데이터와 전개되는 전망이 우리를 이끌도록 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특히 연준 내 일부 인사들은 되레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존 윌리엄스 미 뉴욕 연은 총재는 필요하다면 금리 인상까지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가 너무 뜨거워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내 기본 전망은 아니다"라며 "데이터가 기본적으로 우리의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그러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한은의 금리인하는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금통위는 4월 기준금리를 10회 연속 3.5%로 동결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높은 수준이고,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고 우려한 바 있다.
당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 전원이 하반기 금리 인하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고 있다”라며 “개인적으로는 (5월 전망 이후) 두 번 정도 데이터를 보고 확신을 갖는 게 좋을 것 같다”며 금리 인하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반기 월평균 2.3%까지 간다면 금통위원 전부가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는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유가 등 여러 문제로 하반기 월평균 2.3% 전망보다 지연된다면 하반기 금리인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