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외화대출 잔액 82.5억원, 전년 동월比 12%↓
환율, 작년 말 1288원 대비 4개월 만에 약 100원 상승
환율, 작년 말 1288원 대비 4개월 만에 약 100원 상승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고환율로 외화대출 이자부담이 확대된 가운데 해당 대출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외화대출 상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외화대출은 금융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외국환은행이 특정 목적에 한해 융자를 외화로 해주는 제도다. 환율이 상승할수록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국내 외화대출 잔액은 82억5000만달러다. 전년 동월 94억달러 대비 11억4800만달러 줄었다. 1년 새 12.21% 가량 감소한 것. 이를 22일 원·달러 환율(1379.5원)로 환산하면 1조5842억원의 외화대출 잔액이 급감했다. 기업들의 외화대출 상환 행보는 강달러 추세에 기인한다. 최근 환율은 작년 말(2023년 12월 28일 1288원)보다 약 100원 올랐다. 지난 1월 2일(1300.4원)과 비교해도 약 4개월 만에 79.5원이 급등했다. 급등하는 환율로 인해 외화대출 이자부담이 급증, 기업들이 해당 대출 상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강달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해당 행보의 이유다. 최근 촉발된 이란-이스라엘간 분쟁은 해당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은 안전자산인 금을 비롯해 달러 가치가 올라갔다. 실제로 지난 16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 선을 넘기도 했다. 증권가는 달러 가치 하락이 예상보다 늦은 올해 4분기부터나 실시될 것으로 본다. 즉, 1200원대 진입은 당분간 보기 어렵다는 예측이다. 문다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강달러 압력이 우세할 것”이라며 “주요국 대비 양호한 미국 경기를 고려하면 연말까지 강달러가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한·미·일 금융당국의 공동 구두 개입으로 환율 추가 상승세는 잦아든 모습이지만 해당 개입만으로는 주요국 환율 방향성 전환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며 “해외투자로 인한 달러화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틀에서 원화 약세 분위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최근 강달러 추세에 대응책이 있다고 밝혔다. 최경목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지난 18일 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해 "나름대로 상황별 대응 계획도 있고, 그 대응 계획에 따라 관리를 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국제 협력을 통해 외환시장에 메시지를 내기도 하는데, 최근 일본 재무장관과의 면담이나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 같은 경우가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