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생·손보 방카 초회료 비중 각각 62.6%, 4.8% 기록
저축성보험 판매·IFRS17 CSM 시가 평가 등으로 효율 달라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2000년대 들어 보험업계 대표 판매채널로 부상했던 방카슈랑스(이하 방카)의 위상이 현재 생·손보사별로 달라졌다. 생보사에는 여전히 효자 역할을 하고 있지만, 손보사들은 재미를 못 보는 상황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손보업계 방카 채널 희비는 엇갈렸다. 지난해 생·손보업계 방카 채널 설계사가 각각 17만7173명, 17만6360명으로 전체 설계사의 3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대조적인 효율성이 기록 중이다.
실제로 생보사들은 전체 초회보험료 62.6%가 방카 채널에서 발생했다. 전년 56.2% 대비 6.4% 비중이 커졌다. 이어 직급(25.4%), 전속(6.5%), 대리점(5.1%) 순이으로 방카에 대한 판매 의존도가 확대됐다.
손보사 입장에서 방카는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하는 판매채널이다. 지난해 손보사들의 판매채널별 초회보험료 비중은 대리점이 30.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직급(27.1%), CM(18.4%), 전속(7.3%) 등이 였다. 방카는 4.8%의 비중을 차지, 중개사(5.0%) 채널보다도 낮은 비중을 기록했다.
생·손보사들의 방카 효율성이 대조적인 이유로는 ‘저축성보험’이 꼽힌다. 연금 등으로 대표되는 해당 상품은 생보사들이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은행을 찾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생보사의 저축성보험 판매가 동시에 이뤄져 판매 효율성이 늘어나고 있는 것.
보험권 한 관계자는 “생보사의 경우 방카 채널을 통해서 저축성보험 판매를 많이 한다”며 “저축성보험은 펀드·주식투자 등과 연계되는 경우가 많아 방카 담당 창구를 통해 가입하는 고객들이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저축성보험 판매가 미미한 손보사 입장에서는 방카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손보사의 주요 수익원인 보장성보험의 경우 아직 대리점·전속 설계사 채널을 통한 가입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아서다. 실제로 이달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방카 신규 영업을 중단, 현재 해당 채널을 운영 중인 손보사는 5개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만 남았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방카를 통해 판매하는 상품 대부분이 저축성 또는 연금보험인데 이는 손보사가 많이 판매하지 않는 상품”이라며 “손보사 주요 수익원인 보장성보험은 방카 채널에서 메리트가 적어 방카의 손보사 상품 판매 효율성이 낮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적용된 IFRS17로 인한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 Contract Service Margin)’ 또한 손보사들의 방카 운영 메리트를 낮추는 요인 중 하나다. IFRS17은 미래 수익인 CSM을 정량이 아닌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생보사 상품 대비 가입 및 납입기간이 짧은 손보사 입장에서는 CSM 관련 충당금 부담이 더 크다.
또 다른 관계자는 ”IFRS17 적용에 따른 CSM 시가평가는 손보사들의 충당금 적립 부담을 높였다“며 ”초회보험료를 제외하고 대부분 부채로 평가되는 저축성보험 특성상 손보상품이 생보 상품 대비 듀레이션 기간이 짧은 점도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소 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한편, 방카의 계약유지율은 여타 채널 대비 매우 낮았다. 해당 판매 채널의 초기 계약률(보험가입 1년)은 90%에 육박하는 대리점(87.9%)·전속(86.0%) 대비 10% 가량 낮은 78.0%다. 2년 이상 유지율은 50% 미만으로 떨어져 여타 채널보다 최대 20% 가량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