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4개월 만에 되찾은 일상, 빅데이터로 본 한국인의 행복
- 자존감, 감사, 개인주의 등 심리 특성과 행복의 상관관계
- 365일 24시간을 측정한 세계 최초 인포그래픽 매거진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대한민국 행복지도 2024』는 6년째 발간되고 있는 인포그래픽 행복 매거진이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와 ㈜카카오의 산학협력을 통해 2017년부터 한국인의 마음 상태를 실시간으로 조사해오고 있다.
2023년 12월 31일까지 약 6년 4개월간 참여자 총 600만 명 이상, 누적 건수 1,100만 건에 달하는 방대한 빅데이터가 축적됐다. 2023년 한 해 동안에도 11만 2,672명이 조사에 참여했으며 응답 건수 기준으로는 총 13만 6,475건의 행복 데이터가 수집됐다. 이를 바탕으로 365일의 행복 궤적, 성별, 연령별, 지역별, 요일별 분석을 인포그래픽으로 보기 쉽게 정리했다.평균 안녕지수: 유연한 적응력으로 꾸준히 상승
성별 안녕지수: 더 빠르게 행복을 되찾은 남성들
연령별 안녕지수: 유일하게 행복감이 줄어든 10대
서울대학교와 카카오같이가치가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이전 기간의 평균 안녕지수는 5.20점이었고, 코로나19 기간은 5.22점,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기간에는 5.38점으로 행복감이 상승했다.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행복 수준이 높아진 것은 어려운 상황에도 놀라운 적응력을 발휘했음을 보여준다.
삶의 의미와 함께 가족과 친구를 포함한 인간관계에 대한 관심 역시 증가했다. 즐거움 자체는 코로나19 이후에 소폭 감소했지만, 즐거움의 중요성 인식은 팬데믹 기간에 점차 커졌다. 코로나19 발생 전과 비교했을 때, 행복 취약층의 행복은 코로나19 이후에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한편으로는 10대 청소년의 자아존중감과 일상이 회복돼야 할 과제도 드러났다. 코로나19 이후 집단주의 성향이 감소함에 따라 개인주의자가 늘어났다. 특히 Z세대(1995~2004년)의 개인주의자 비율이 증가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함께’를 중시하는 집단주의 가치가 주는 행복의 혜택은 더욱 증가했다.
팬데믹이 우리에게 남긴 마음의 지형
1. 일상과 함께 되찾은 행복
팬데믹을 공식적으로 벗어난 2023년, 한국인은 행복 수준을 회복했다. 2022년 대비 크게 상승했는데,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와 카카오같이가치가 매일매일 측정한 2018년 이래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 10대에게 켜진 적신호
10대는 유독 행복감을 회복하지 못한 연령층이었다. 선진국 중심으로 확산 중인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와도 관련이 있는 현상으로 보인다. 불행한 10대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큰 도전이 될 것이다.
3. 행복 양극화
4. 덜 행복한 어린이날
어린이날은 대한민국 행복 수준의 중요한 기준 중 하나였다. 어린이날은 1년 중 가장 행복한 날의 상위권을 차지해왔다. 그런데 2022년부터는 중위권으로 하락했고(191위), 2023년에도 146위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이 현상이 경제 불황 때문인지, 초개인화 사회의 여파인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5. 묻지마 범죄와 불안 고조
2023년의 가장 큰 사회적 이슈 중 하나는 묻지마 폭행이었다. 2023년 7월 21일 서울 신림동에서 발생한 묻지마 폭행 사건 전후로 수도권 거주자들의 행복 수준이 유의하게 하락한 결과로 보아, 사회적 안전 수준이 국민 행복에 직결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6. 29년 만의 야구 우승
2023년 11월 13일, LG 트윈스는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 결과 서울시민의 행복이 크게 상승했다. 스포츠 결과가 연고지 시민들의 행복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한 사건이었다.
7. 여전히 우리는 스트레스 강국
한국인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빠져 있는 점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스트레스의 평균 수준은 측정 시작 이후 처음으로 6점대 아래로 내려가 긍정적인 경향이다. 그러나 스트레스 만점(10점)을 기록한 비율이 10.83%로 매우 높다. 또한, 한국인 절반 가까이가 7점 이상의 스트레스를 나타냈다.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코로나19 기간별 행복 변화
행복 데이터를 바탕으로 측정한 ‘안녕지수’는 경제 지표와 정치 사회 여론조사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행복’에 관한 대한민국의 진짜 마음 지표를 보여준다. 또한, 각 개인의 심리적 특성을 함께 조사함으로써 이것이 행복감에 주는 영향도 분석할 수 있다. 그리고 일회성 조사가 아니라 온라인에서 365일 24시간 측정하기에 ‘누가’ 행복한지를 넘어 ‘언제’ 행복한지를 입체적으로 측정한다.
특히, 코로나19와 행복의 상관관계를 추적해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의 강점이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의 행복 데이터를 연계해 코로나19 이전, 코로나19 기간, 코로나19 이후 행복의 변화 궤적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이것은 국내외적으로 규모 면에서나 기간 면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분석이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전후로 국민의 행복이 어떻게 변했고, 어떤 연령대에서 변화가 심했는지, 어느 지역에서 변동이 심했는지 등 심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2010년 설립된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는 ‘더 나은 삶(For Better Lives)’이라는 모토 아래 행복 연구 및 행복 교육, 행복 문화 창출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초·중등용 행복 교과서 개발 및 보급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행복 교육 프로그램 및 교수법 연구와 함께 교사들을 위한 행복 수업 워크숍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2017년 9월부터는 카카오 같이가치와 함께 대국민 행복 연구인 ‘대한민국 안녕지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안녕지수 프로젝트는 대한민국 최초로 국민들의 마음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우리 사회의 특징과 국민의 행복이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 더 나아가 국민의 행복이 구체적으로 어떤 요인들에 영향을 받는지를 분석하는 연구 사업이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