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지정학 리스크 심화
이재용 등 주요 총수들 줄줄이 해외 출장行
“글로벌 인맥 쌓기는 그룹총수의 중요 업무”
이재용 등 주요 총수들 줄줄이 해외 출장行
“글로벌 인맥 쌓기는 그룹총수의 중요 업무”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경영 불확실성 확대에 직면한 재계 총수들이 직접 발로 뛰며 위기 대응과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은 이달 잇달아 해외를 누비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체적으로 관련 생태계를 점검하고 주요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협력 관계를 공고히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재계 한 관계자는 "주력 사업의 중장기 방향성을 결정하고 파트너사와 전략적 협업을 확대하는 일은 총수 고유 역할이자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이재용 회장은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자이스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을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방문해 비즈니스 미팅과 유럽 시장 점검, 주재원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그의 해외 출장은 지난 2월 말레이시아 삼성SDI 배터리 사업장을 방문한 이후 2개월 만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4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SK하이닉스 핵심 고객사인 엔비디아 젠슨 황 CEO를 만났다. 이번 만남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차세대 반도체의 협력 방안이 세부적으로 논의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 23일 인도를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해외 현지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는 소통 경영을 펼쳤다. 국내 재계를 움직이는 총수들이 이달 약속이라도 한 듯 줄줄이 해외 출장길에 오른 건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 중동 등 지정학 리스크 심화 등 복합 위기에 직면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그룹 총수가 직접 해외 사업현장을 점검하면서 글로벌 인맥 네트워크를 쌓아가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며 "총수의 항공 마일리지가 쌓일수록 해외 사업장도 더 바쁘게 움직이게 된다"고 했다. 이어 "특히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총수가 직접 부지런히 해외 사업장을 챙긴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부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총수들의 적극적인 출장행에 계열사 CEO들도 보다 활발한 해외 일정을 소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등은 다음달 14일부터 사흘간 미국 MS 본사에서 열리는 'MS CEO 서밋 2024'에 참석한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도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좌우명 :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