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대통령실이 전날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별검사법'에 대해 "직무 유기가 될 수 있다"며 사실상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홍철호 정무수석은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통령이 받아들이면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고, 더 나아가 직무 유기가 될 수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인식을 전했다. 홍 수석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선 "사법 절차가 종료한 사항이라 대통령이 '그렇다면 정부가 받아들이겠다'고 말씀했다. 하지만 채 상병 건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특별법 수정안을 윤 대통령이 받아 들기로 한 것은 사법 절차가 모두 끝난 사항이고, 채 상병 특검법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기본적인 입장은 사법 절차에 상당히 어긋나는 입법 폭거"라며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브리핑을 통해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 의지를 밝혔다. 홍 수석은 또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10번째 거부권 행사 법안이 되는 것에 대해선 "건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며 "21대 국회가 여소야대이다 보니 민주당에서 정치 쟁점화할 수 있는 것들을 거부권 행사할 수 밖에 없게 밀어붙인 것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도 협치는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홍 수석은 "극한 대립, 입법 폭주에도 협치를 한다는 것은 상대의 선의를 더 믿고, 노력을 해보겠다는 것"이라며 "묵묵하게 소통하고 신뢰를 구축하고 협치하자는 것은 아직까지는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