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 한끼 만원에 못 먹나…버거플레이션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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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 한끼 만원에 못 먹나…버거플레이션 현실화
  • 이선민 기자
  • 승인 2024.05.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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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6개월만에 16개 메뉴 가격 또 올려
정부, 가격 담합 인상∙슈링크 플레이션 대책 수립
맥도날드. 사진=연합뉴스 제공.
맥도날드.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최근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정부가 작년말부터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지만, 기업에서는 원가 상승으로 인해 더 이상 기존 가격을 유지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달 햄버거, 피자, 치킨 등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가정의 달이면서 연휴가 있어 외식∙배달이 잦은 5월에 메뉴 가격이 올라 소비자들의 외식비용 상승 체감도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맥도날드는 이달 16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지난 11월 한차례 가격을 올린 후 6개월만의 인상이다. 치즈버거, 더블치즈버거, 트리플치즈버거가 100원씩 올랐고, 불고기버거는 300원, 에그 불고기 버거는 400원 인상됐다. 대표메뉴인 빅맥의 경우, 단품 가격은 동결됐으나 탄산음료와 사이드 메뉴 가격이 올라 세트 가격이 6900원에서 7200원으로 인상됐다. 배달을 할 경우에는 배송료를 뺀 빅맥 세트 가격만 8500원이다. 최근 맥도날드가 에버랜드와 함께 내놓은 판다 얼굴 도장이 찍힌 1955 해쉬브라운 버거 세트는 배송료를 제외한 배달 주문 금액이 1만800원에 달한다. 지난달 말 파파이스는 치킨, 샌드위치, 사이드 메뉴, 디저트, 음료 등의 가격을 평균 4% 올렸다. 인상 대상 품목의 가격은 예전보다 100~800원가량 올랐다. 파파이스도 배달 메뉴에는 매장 판매가보다 평균 약 5% 높은 가격을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은 2022년부터 매년 1~2번 꼴로 평균 3~5%씩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맥도날드와 파파이스 외에도 올해 노브랜드버거는 지난 2월 말부터 30여 종 메뉴 값을 평균 3.1% 올렸다. KFC 또한 3월부터 배달 메뉴를 대상으로 100~300원가량 인상을 단행했다. 일각에서는 한 브랜드가 총대를 메고 가격을 인상하면 다른 브랜드들도 일제히 가격을 올리는 것이 일상화된 담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위 홈페이지에 민생 밀접분야 불공정행위 신고센터를 운영하며 민생 밀접품목의 담합행위나 프랜차이즈 외식업체 등의 재판매가격 유지행위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아울러 ‘사업자의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 개정안’을 발표하고 물품을 제조하는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용량 등을 축소하는 행위를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로 지정했다. 가격을 그대로 둔 채 몰래 판매량을 줄이거나 내용물을 바꾸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앞서 KFC는 지난해부터 징거버거의 가격을 그대로 둔 채 토마토를 빼 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는 8월부터 대상으로 선정된 상품의 제조업자들은 용량 등을 축소할 때 변경된 날로부터 3개월 이상 포장 등에 표시하거나 제조사 홈페이지 또는 온라인 판매페이지를 포함한 제품의 판매 장소에 게시해 소비자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 이러한 의무를 위반할 경우 1차 위반 시 500만 원, 2차 위반 시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제반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요청으로 본사와 가맹점들이 인상 요인을 감내했기 때문에 눌렸던 것이 터진 것”이라며 “당장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더라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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