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고금리 장기화 유지…파월 “다음 행보 금리인상 가능성 낮아”
국내 통화정책 방향 수정도 불가피…한은 이창용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철강·배터리·석유화학, 글로벌 수요 회복 기대감 저하에 실적 반등 난항
국내 통화정책 방향 수정도 불가피…한은 이창용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철강·배터리·석유화학, 글로벌 수요 회복 기대감 저하에 실적 반등 난항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실적 반등에 먹구름이 끼였다. 미국의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금리 장기화 방침을 확인하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 배터리, 석유화학·정유 등 주요 산업이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 외부 환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 연준은 최근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며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올 1분기 인플레이션 둔화 진전을 보지 못했다”며 “금리를 낮추기 위해 필요한 확신을 얻기까지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다음 행보가 금리인상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도 덧붙였다. 미 연준은 이번 FOMC에서 시장 전망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방침은 국내 통화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FOMC 정례회의 후 “4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회의 때와 통화 정책의 전제로 삼을 수 있는 기준이 모두 바뀌었다”며 “5월 회의 때까지 2주간 원점에서 재검토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국내 철강, 배터리, 석화·정유 등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산업들은 이러한 고금리 장기의 거시적 경영 환경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수요가 살아나야 한다. 이러한 글로벌 수요를 억누르는 주된 요인이 고금리이기 때문이다. 포스코홀딩스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연초 이후 금리, 물가, 환율 3고가 이어지고 있고 중국 부동산 침체 및 중동 정세 불황으로 경기 부진 장기화가 되고 있다”며 “철강 시황은 외부 변수와 리스크 확대로 시황에 대한 예의주시가 필요한 상황이며 당장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제철도 1분기 컨콜에서 “미국, 중국, 중동, 러시아 등 전 세계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국내에서는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글로벌 경기를 포함한 국내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케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서 금리 인하에 따른 수요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컨콜에서 “올해는 글로벌한 지정학적 변화와 고금리 기조 현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에 더해 전방 수요 변동성이 높아져 단기적으로는 사업 성과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SDI도 1분기 컨콜에서 “최근 고금리·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으로 전기차 시장은 다소 주춤하지만 중장기적인 높은 성장세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국내 석화·정유 등 에너지 업계도 고금리 환경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다. LG화학은 1분기 컨콜에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금리 기조 장기화,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 우려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컨콜에서 “지속적인 고금리와 친환경 사업 전반 성장성 둔화 등에 대응해 포트폴리오 전반을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