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위축에 경영난 겪는 소상공인 ‘이중고’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정부가 중소기업의 ‘가업승계’에 대한 개편안을 꾸준히 손보는 가운데, 요식업 등에 주어지는 백년가게·백년소공인 발굴엔 미온적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시작된 백년가게 사업은 업력이 30년 이상 된 소상공인 및 소·중기업을 발굴해 100년 이상 존속·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하고, 성공모델을 확산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후 백년소공인까지 더해져 지난해까지 백년가게 1424곳, 백년소공인 959곳 등 총 2383곳을 지정했다.
선정 시 △온·오프라인 판로진출 지원 △오프라인 소비행사 및 우수상품 전시 등 지원 △온라인 전용 기획전 운영 및 입점지원 안전 컨설팅 △매장환경·작업공정·작업환경 개선비용 지원 등 경영환경 전반 개선을 지원한다.
그러나 올해 예산이 크게 줄며 이들의 성장 동력이 감소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23억원 가량이었던 예산은 올해 4억원 가량으로 대폭 하락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백년가게·백년소공인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만큼, 사업 현황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한 후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연 2회 진행됐던 신규 업체·가게 선정도 중단됐다.
그간 해당 사업을 통해 도움을 받아왔던 소상공인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기대와 달리 소비심리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빚으로 버텨왔던 소상공인들도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내수 활성화가 이들의 가장 큰 희망이었지만 불경기가 지속되며 소상공인의 판로 다각화가 더 절실한 상황에서 이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일례로, 요식업 분야 소상공인들은 밀키트를 제작해 온라인 판매에 성공하거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입점하는 등 판로를 다양화했다. 일부 제조업체의 경우 자체 보유 기술을 활용해 해외 수출을 확대하는 성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예산 감축으로 인해 기존 선정된 가게들은 향후 지원이 불투명해졌고, 신규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사업 규모가 축소되고 신규 선정도 중단되자, 사업의 지속성은 물론 소상공인의 성장 동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요식업을 영위하는 한 소상공인은 “백년가게 사업은 소상공인의 가게 경영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백년가게를 목표로 하는 상인들도 많으며 선정되면 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게 된다”며 “하필 내수가 좋지 않아 소상공인 경기가 어려운 와중에 사업이 축소돼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