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셋값 상승, 매매값 끌어올리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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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셋값 상승, 매매값 끌어올리기 가능할까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4.05.16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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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매수기피 여전···전세가율 낮은 수준
매매가격 자극 관측은 '시기상조' 견해 우세
부동산 호황기 대비 낮은 전세가율과 매수 기피 분위기가 여전해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을 자극할 것이라는 견해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권한일 기자
부동산 호황기 대비 낮은 전세가율과 매수 기피 분위기가 여전해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을 자극할 것이라는 견해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권한일 기자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서울·수도권 일대 아파트 전세가격이 6개월 이상 오름세를 유지하면서 조만간 매매 시장에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그러나 과거 부동산 호황기에 비하면 전세가율(매맷값 대비 전셋값)이 여전히 낮다는 점과 고금리에 따른 매수 기피 분위기가 팽배해 있어 매매 수요 탄력에는 한계가 많다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달 첫째 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87.9로 한 주 새 0.09% 올랐고 상승 폭도 전주(0.07%)보다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작년 5월 넷째 주 이후 1년째 오름세를 유지 중이다.  수도권도 비슷한 양상이다. 이달 초 기준 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인천·경기권 아파트 전셋값 지수는 한 주 만에 각각 0.14%, 0.06%씩 오르는 등 연초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아파트 전셋값 상승 요인으로는 고금리와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매량이 줄었고 전세 사기 확산 여파로 빌라 대신 중소형 아파트 전세를 찾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신혼부부·신생아 특례대출 등 저리 정책자금도 한꺼번에 풀리면서 최근 전세가격을 밀어 올리는 양상이다. 특히 전세 수요자들이 몰리는 중저가 아파트에 전세 계약이 집중되고, 수요·공급 불균형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전셋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14일 기준)은 2만9450건이다. 이는 앞서 전세 매물이 가장 많았던 작년 1월(5만5882건)의 절반 수준이다. 전셋값이 꾸준히 올랐지만, 매매가격은 약보합세를 유지하면서 전세가율이 높아지고 있다. KB부동산 통계(4월15일 기준)를 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전월 대비 0.2포인트 오른 66.9를 기록했다.  이는 월간 아파트 전세 수급이 최근 2년간 가장 적었던 2022년 12월(67.3)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도 52.8에서 53.2로 오르는 등 지난해 상반기 이후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상황이 이렇자 전셋값이 매매가격마저 밀어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상 전셋값은 매맷값 흐름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데다 향후 예상되는 서울·수도권 신축 아파트 공급 감소는 기존 아파트 전셋값을 자극해 매수세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매매가격 상승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견해가 주를 이루는 모습이다. 집값 상승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매수세가 여전히 약한 데다 전세 수요자들이 매수로 전환하는 주요 기준점인 전세가율도 과거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지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및 경기부동산포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석 달간(1~3월) 월평균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각각 2868건, 6370건으로 부동산 경기가 최고 호황이던 2019년 동기(9722건, 2만3032건) 대비 29.5%, 27.7% 수준에 그쳤다. 또한 적어도 반년간 추세적인 증가 흐름도 확인되지 않았다. 또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지난 4월 전세가율은 서울 53.2%, 전국 66.9%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4월 서울이 50.8% 수준에 그쳤던 점과 비교해 올랐지만, 과거 고점이었던 2016년 6월 75.1%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최근 전셋값이 올랐다는 건 임차인 입장으로, 임대인 입장에선 과거 3~4년전 부동산 호황기 때 형성된 전셋값에 비하면 현시점의 전세가격은 전반적으로 낮은 게 사실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가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전세가격이 올라 매매가격을 압박하려면 서울 기준으로 전세가율이 60%는 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전세가격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오른 뒤에는 둔화되는 게 일반적"이라며 "유효 수요 관점에서 볼 때 반전세 또는 월세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전셋값 상승 폭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전세매물 감소와 전세가격 급등에 관한 대응책을 내주 발표할 방침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빌라 전세가격은 떨어지고 아파트 전세는 오르고 있다"며 "다음주 중으로 전세 대책과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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