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분기 균등 배당’, 신한·우리 경영주 약 18만주 매입
주주환원 정책 속 KRX은행지주, 이달 들어 800대 중반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올해 1분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 배상 악재 등을 선방했다고 평가 받는 금융지주들이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한 ‘주주가치 상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발표했다. 중장기적으로 총 주주환원율을 50%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것.
지주별로는 KB지주가 업계 최초 ‘분기 균등 배당’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KB지주 관계자는 “분기 균등 배당 실시를 통해 주주환원율을 높이겠다”며 “자사주 매입도 꾸준히 진행하며, 매입 규모·시기는 소통을 통해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간 1조2000억원의 총 배당 실시 계획도 언급했다.
신한지주는 경영진이 나서서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이다. 신한지주는 지난달 임원 6명이 자사주를 1만7000여주를 매입했다. 향후에도 기회가 된다면 상당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할 방침이다.
우리금융 또한 지난해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꾸준히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임 회장은 자사주 1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8월 1억1880만원을 들여 매입한 것으로 CEO로 책임경영을 드러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도 최근 5000주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며 임종룡 회장 행보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우리은행 부행장단과 본부장급 임원들 역시총 14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하나금융도 상반기 중으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 소각할 방침이다.
금융지주의 자사주 매입 행보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금융권의 대장주인 ‘은행주’의 급상승을 불러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700대 후반을 기록해왔던 KRX 은행지수는 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시작된 지난달 26일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 했다. 지난달 26일 815.97을 기록하며 약 한 달만에 800대선을 회복한 해당 지수는 이달 들어 830대선을 넘었다. 지난 10일 833.47을 기록한 은행지수는 지난 16일 843.73으로 상승했고, 20일 849.74를 기록, 지난 3월 15일(857.1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강한 주주환원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부양’이 꼽힌다. 은행주는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히기 때문. 실제로 지난해 국내 4대 지주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에 못 미친다. 지주별로는 KB금융 0.58배, 신한금융 0.53배, 하나금융 0.50배, 우리금융 0.38배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은행그룹의 주요 재무적 지표에 대한 국제 비교’ 보고서에서 “국내 4대 은행그룹 순자산을 고정해 시가총액을 글로벌 은행 기준을 적용해 PBR을 추정해 낮다”라며 “현재보다 3.8배 이상 시가총액이 증가할 수 있다고 나와 국내 은행그룹 주주들의 분통이 터질 만도 한 대목“이라고 언급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4대 지주들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발표했다“며 ”이는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향후 은행·금융주의 상승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곧 본격화되는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향후 은행주의 상승 동력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지난 2일 해당 프로그램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생각보다 실망했다는 의견이 적지 않지만 저평가주인 은행주에 있어 성장동력인 것은 분명하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저평가된 은행주들은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가 가장 기대되는 종목”이라며 “향후 실적 기대감도 해당 주가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