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연령 높아질수록 심화…초기 사회 진입부터 대기업 선호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중소기업 근로자의 고령화와 청년층 이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임금격차가 연령이 높아질수록 커짐에 따라 청년들이 초기 사회 진입 시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정부가 중소기업 근로 청년 대상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산업 구조의 개선 없는 일시적 지원은 근본적 대책이 되기 힘들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21일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 취업자 중 39세 이하 청년은 781만7000명으로 전체의 30.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다시 세부적으로 나눠 보면 29세 이하는 13.5%, 30대는 17.4%였다. 반면, 50대 이상 근로자는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중소기업 종사자 중 60세 이상은 24%, 50대 23.8%, 40대 21.3%로 확인됐다.
중소기업의 청년 근로자 부족 문제는 대기업과의 연봉 격차와 낮은 복지혜택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청년기에 나타난 일자리에 따른 소득격차가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해 고착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평균소득 격차는 30대에서는 257만원, 40대에는 399만원, 50대에는 446만원이었다.
청년기에 벌어진 소득격차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심화되자 청년 사이에서 초기 사회 진입 시 중소기업을 꺼리는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사업체 규모 및 고용형태별 시간당 임금 수준을 살펴보면 300인 미만 정규직은 300인 이상 정규직 임금의 57.6% 정도만을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대비 열악한 복지도 중소기업이 청년층을 확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지난 1월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중소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느낀 인력확보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근무여건열악’(28.6%) 였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이 노동자 1명에게 지급하는 법정 외 복지비용은 기업 규모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300인 이상 기업은 노동자 1인당 월 40만900원의 복지비용을 지급한 반면, 300인 미만 기업체는 월 13만9천원을 사용했다. 이를 수치로 환산하면 중소기업이 부담하는 복지비용은 대기업의 34% 수준에 불과했다.
이직으로 인한 청년층의 이탈율도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에서 크게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자발적 이직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과 청년 간의 일자리 미스매치가 높아지자 정부는 다양한 지원책으로 내놓고 있다. 지난 1월 정부는 빈일자리 업종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에게 최대 200만원을 지원하는 ‘일자리 채움 청년지원금 사업’을 시행했다. 더불어 중소기업 청년을 대상으로 저금리 전세대출 지원, 소득세 감면 혜택 등을 제공하며 금전적 지원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산업 구조의 개선 없는 일시적 지원은 일자리 미스매치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중소기업 일자리의 질이 개선되지 않는 한, 지원금은 큰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다.
한 중소기업 근로자는 “중소기업 청년을 대상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세제 혜택과 내일채움공제 등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는 있지만, 대기업과의 임금격차를 해소할 만큼은 아니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더 큰 기업으로 이직할 의향이 있으며, 지금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