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PF 리스크에 갈곳 잃은 차주들
카드론 40조·보험약관대출 71조로 급증
카드론 40조·보험약관대출 71조로 급증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부동산PF 리스크로 2금융권의 대출문턱이 높아지면서 중·저신용자들이 카드론(장기카드대출)과 약관대출(보험계약대출)로 몰리고 있다. 갈 곳을 잃은 차주들로 인해 불황형 대출이 늘고 있는 것이다.
2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39조482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4800억원가량 증가한 39조9644억원으로 최고치였던 전월 기록을 한 달 만에 경신했다. 서민 급전창구로 불리는 약관대출 잔액도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분기 68조830억원이던 약관대출 잔액은 작년 말 기준 70조9533억원으로 늘었다. 약관대출은 해지환급금을 사실상 담보로 설정해 받는 대출로 보험사가 지는 리스크가 없다. 별도의 사전심사를 요하지도 않아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찾는 대표상품으로 여겨진다. 카드론과 약관대출은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서민경기가 어려울 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카드론의 경우 차주가 부담해야 할 금리가 결코 낮지 않음에도 당장 은행·저축은행 등에서 대출이 어려운 경우 카드사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약 14.44%지만 신용등급 700점 이하 중저신용자에 적용되는 평균금리는 17.21%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중·저신용자들의 카드론과 약관대출 이용이 늘어나는 것은 저축은행의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진 영향이 크다. 현재 시중은행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자제 주문 및 연체율 증가에 따른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대출문턱을 높였고 저축은행 또한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을 줄이고 있다. 특히 내달 예정된 금융당국의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강화까지 겹치면 저축은행으로선 충당금 적립이 늘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대형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101조3777억원으로 전월 대비 약 1.0% 감소했다. 이는 2021년 12월(100조5883억원) 이후 27개월 만의 최저치다. 특히 이 가운데 3월 한 달 간 신용점수 6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3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내준 저축은행은 79곳 중 13곳에 그쳤다.특히 카드론은 카드사가 주 수익원으로 삼는 상품이지만 최근처럼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는 자칫 연체율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론 이용이 늘면 그만큼 수익이 늘어 좋은 게 맞지만 지금처럼 금리가 높은 경우 연체율 상승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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