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대선서 할라 토마스도티르 승리도…'이정표적 선거' 평가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멕시코와 아이슬란드에서 각각 여성 대통령이 선출되며 국제사회에서 '여권 신장의 이정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멕시코에서는 집권여당인 국가재생운동(MORENA)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며 200년 만의 첫 여성 대통령 영예를 차지했고, 아이슬란드에서는 기업가 출신의 할라 토마스도티르가 아이슬란드 역사상 두 번째 대통령으로 등극했다.
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INE)는 지난 2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국가재생운동 소속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가 야당연합 소치틀 갈베스 후보를 이기고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셰인바움 당선자는 '가부장적 문화권'으로 분류되는 멕시코가 1824년 헌법이 제정된 이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 엘우니베르살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미국보다 멕시코에서 더 빠르게 여성 대통령이 선출된 것을 '역사적인 선거'라고 보도했다.
이번 셰인바움의 승리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여당의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대선이 치러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레임덕 없이 임기 말까지 60%대의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는 상황에서, 셰인바움 당선자는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도 여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 것으로도 증명된다. 일각에서는 이에 셰인바움 당선자가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어떻게 정권의 차별성을 가져가느냐가 임기 내 성공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셰인바움 당선자는 10월 1일부터 6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그는 멕시코국립자치대(UNAM·우남)에서 물리학과 공학을 전공하고 1995년 여성 최초로 동대 에너지공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2000년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되며 처음 정치를 시작한 바 있다.
폭력 피해 여성 지원 및 사법 시스템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셰인바움 당선자의 가장 큰 국정 과제는 '치안 안정'이 될 전망이다. 이번 대선에서 선거를 앞두고 후보 및 선거 운동원 등 약 30여 명이 괴한으로 인해 피살되는 등 현재 안전 문제가 멕시코 내 가장 큰 국가 문제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성평등 지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인 아이슬란드 역시 두 번째 여성 대통령을 배출했다. 이날 아이슬란드 언론들은 할라 토마스도티르 후보가 34.3%를 득표하며 마찬가지로 여성 후보인 카트린 야콥스도티르 전 총리에게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토마스도티르 당선자는 1980년 당선된 비그디스 핀보가도티르 전 대통령에 이어 28년 만에 여성 대통령이 됐다.
토마스도티르 당선자는 귀드니 요하네손 현 대통령의 뒤를 이어 8월 1일 취임한다. 그는 아이슬란드 투자사인 오두르 캐피털의 공동 창업자로, 아이슬란드 상공회의소 역사상 최초 여성 회장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비즈니스 투명성 확보를 위한 활동을 해온 토마스도티르 후보는 지난 2016년 무소속으로 처음 대선에 출마해 27.9%의 득표율을 확보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아이슬란드는 의원내각제 국가로 실질적인 국가 통치권의 경우 총리가 지니고,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위한 상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법률안 거부권과 사회 내 쟁점 사안에 대한 국민투표 시행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