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유업계 모두 프리미엄 영유아식 개척 나서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저출생이 심화하며 영∙유아 인구는 줄고 있지만 프리미엄 키즈 시장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9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공개한 소득 계층별 출산율 분석과 정책적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태어나는 아이 10명 중 9명은 중산층 이상에서, 10명 중 1명만 저소득층에서 태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합계출산율이 0.7으로 떨어지는 등 인구절벽을 마주함과 동시에 고소득층 자녀 비율이 늘면서 적게 낳은 만큼 귀하게 키우는 기조가 이어져 베이비 프리미엄 시장은 오히려 호황을 맞았다. 식품업계는 특히 과자, 아이스크림, 분유 등의 매출은 줄었지만 유아식, 고급 우유 시장은 성장세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영유아식 생산량은 2020년 2만8934톤으로, 2016년 대비 56% 감소했다. 하지만 매출을 기준으로 한 영유아식 시장 규모는 2016년 1320억원에서 2022년 2534억원으로 6년 새 92%가량 늘어났다. 특히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간편 영유아식 시장 규모 2015년 680억원에서 2020년 1671억원으로 2배 이상 커졌다.
이에 하림, 프레시웨이, 매일유업 등 식품업계는 키즈 시장 성장을 예상하고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거나 기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하림은 지난 11월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선보였다. 푸디버디는 푸디버디 라면은 신선한 자연 재료로 성인 입맛에도 손색없을 정도로 맛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한편, 영양 전문가를 통해 어린이 성장 발육에 맞춘 영양학적 제품 설계까지 강화한 제품이다.
대표적인 푸디버디 어린이 라면은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700만 개를 넘어서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4~8세 어린이 613만4846명이 푸디버디 라면을 한 번 이상 먹은 셈이며, 1.48초당 1개씩 판매된 꼴이다. 또 어린이들이 한 입에 먹기 편한 팝콘치킨은 시즈닝 가루를 흔드는 재미까지 더해 밥태기(밥을 잘 안먹는 시기) 아이를 둔 부모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프리미엄 영유아식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지난 2014년 키즈 식품 전문 브랜드 아이누리를 론칭했고, 친환경, 유기농, 무항생제뿐 아니라 어린이 기호식품, 유기가공 상품, 농산물 우수관리 (GAP) 등 다양한 인증 상품들을 선보이면서 10년간 매해 최대 실적을 경신해왔다.
아이누리는 지난해 매출 1300억원을 기록하면서 CJ프레시웨이의 핵심 사업군으로 거듭났다. 앞으로도 유통 경로를 확장하고 차별화 상품을 확대하면서 키즈 식자재 시장 장악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매일유업은 기존에도 영유아 분유, 이유식, 유아동 간식음료로 영유아 시장을 탄탄하게 잡아왔지만, 유아식 브랜드까지 론칭했다. 아직 구체적인 출시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유아식 브랜드 리케의 상표를 출원하고 프리미엄 유아식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어린이 간편식은 아직까지 블루오션이다”며 “하나밖에 없는 내 아이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고는 싶지만, 현실적으로 피곤한 맞벌이 부부들의 편의성도 높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