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중국 공안에 구금됐다가 10개월 만에 풀려난 전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손준호(32)가 전북현대가 아닌 수원FC로 향한다.
14일 수원FC는 미드필더 손준호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손준호의 K리그 복귀는 2020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지난 2014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로 데뷔한 손준호는 2017년 14도움을 올리며 도움왕에 올랐다. 2018년부터 전북현대 유니폼을 입은 손준호는 2020년 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등 K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손준호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했으며, 2018년부터 국가대표에도 선발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이후 손준호는 2021년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손준호는 지난해 5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로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에서 체포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으며, 형사 구류(임시 구속)됐다.
형사 구류 기한이 만료된 이후 구속(체포) 수사로 전환됐던 손준호는 중국 공안의 조사를 받다가 지난 3월 27일 귀국했다.
귀국 후 손준호는 빠르게 리그 복귀를 위해 K5리그 구단 용산 건융FC에 입단해 몸을 끌어올렸고 전북현대의 도움을 받아 개인훈련에 매진했다. 이에 손준호는 전북현대로 복귀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결국 수원FC의 유니폼을 선택했다. 손준호는 친정팀 전북현대를 비롯해 다른 수도권 구단과도 협상했으나 합의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수원FC와 손준호 간 교감이 오가기 시작했고, 입단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이날 오전 메디컬 테스트를 거쳐 최종 사인했다.
손준호는 "좋은 기억을 함께 한 선수들이 있는 수원FC에서 뛸 수 있어 기쁘고, 미래가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손준호 영입이 예산상 어려울 걸로 봤다"면서도 "돈과 조건보다는 마음으로 움직인 게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FC는 10개월 동안의 공백을 다시 채우기 위한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걸로 내다보고, 손준호의 몸 상태와 경기력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손준호는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하고, 오는 20일 K리그 선수 추가 등록을 통해 본격적으로 K리그에 복귀할 전망이다.
중국에서 힘든 시간을 보낸 손준호는 수원FC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찾고 빠르게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등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