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안 보이는 원 구성 협상···'민주 독식' 21대 전반기 재현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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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안 보이는 원 구성 협상···'민주 독식' 21대 전반기 재현 임박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4.06.1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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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법사·운영위 1년씩" 제안에 野 "尹 거부권 1년 금지하면"
'협상 공회전'에 우 의장 '결심' 조짐···다음주 본회의 가능성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제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법정시한이 열흘 넘게 지났지만 여야가 쉽사리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19일 여야가 전반기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1년씩 번갈아 맡는 '새로운 안'을 제시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향후 1년간 법률안 재의요구(거부권)를 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며 여당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그동안 여야 협상을 주문했던 우원식 국회의장도 다음주에는 본회의를 열 것으로 보여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를 독식했던 21대 국회 전반기가 재현될 가능성은 한층 커진 상황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법사위와 운영위를 지금 당장 '이재명 대표 구하기' 등 이유로 도저히 수용하기 어렵다면 법사위와 운영위를 앞의 1년은 민주당이 맡고, 1년 뒤 2년 차에는 국민의힘으로 돌려달라"면서 "법사위, 운영위를 1년씩 바꿔서 순차적으로 맡자는 안을 다시 공개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전향적인 검토와 수용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는 당초 국민의힘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한 11개 상임위 위원장 선출의 '전면 무효'를 주장한 데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국민의힘은 불과 전날까지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로 국민과 헌법이 부여한 국민 대표권,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에 대한 참여권, 국회 안건에 대한 심의표결권을 심대하게 침해받았다"며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새로운 제안에 민주당도 바로 답했다. 다만 1년 뒤 법사위원장 이양 조건으로 '윤 대통령 거부권 1년 금지'를 내걸어 사실상 여당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읽힌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여당의 4·10 총선 참패를 거론하며 "정상적인 대통령과 여당이라면 민심을 수용하고 바뀌어야 하는데 대통령이 바뀌었다는 그 어떤 징후도 없다. (총선 패배 뒤에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을 온 국민이 봤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뭔가 제안하고 우리가 검토하려면 최소한의 신뢰가 필요하다"며 △향후 1년간 국회법 절차를 통과한 법률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금지 △여당의 국회 운영 협조 △대통령 거부권 행사 등 행정부의 부당한 입법부 권한 침해에 여당도 함께 맞설 것 등을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위 조건을 1년 동안 지키면 1년 뒤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여당에 주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 제안에 대해 '조건부 수용'을 내걸었지만,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보조하는 여당으로선 사실상 받기 어려운 요구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은 지금 같이 평행선을 달릴 공산이 큰데, 정치권에선 우 의장이 다음주에는 본회의를 열어 원 구성을 마무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 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최종시한을 6월 임시국회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양당이 소속 의원들의 마지막 총의를 모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했다"며 "양당 대표에게 이번 주말까지 원 구성 협상을 종료해달라고 최종 통지했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개원의 시급성에도 불구하고 여야 교섭단체 간 합의를 기다려온 것은 국민이 여야가 함께 국회를 운영하는 모습을 기대하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러나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사정도 커지고 있다. 이제 국회가 일하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리기 위해 마무리 과정으로 들어가겠다"고 했다. 우 의장의 입장으로 미뤄보아 다음주 중에는 민주당 요청을 받아들여 본회의를 열고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민주당은 여당 몫으로 남겨놓은 7개 상임위원장직을 국민의힘이 거부할 경우 상임위를 독식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우 의장이 '민주당 상임위 독식'에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끝내 상임위원장 추천을 거부할 경우 여당을 배려하면서 원 구성을 마무리하기는 어렵다. 이에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를 독식했던 21대 국회 전반기가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한다. 특히 야당이 상임위를 독식하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라 그 후폭풍 또한 거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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