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최후통첩에도 野 '독식' 무게…주요 '잔여 상임위'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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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 최후통첩에도 野 '독식' 무게…주요 '잔여 상임위'는 어디
  • 염재인 기자
  • 승인 2024.06.2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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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이번주 내로 여야 간 협상 마무리 통보
與 결단 없인 합의 불투명…野 선출 강행 가능성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원 구성 협상' 관련 여야 회동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부터), 우원식 국회의장,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원 구성 협상' 관련 여야 회동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부터), 우원식 국회의장,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평행선을 달리면서 야당이 잔여 상임위원장 7곳 선출 강행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야를 향해 이번 주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것을 통보했지만, 여야 간 갈등의 골만 깊어지며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여야가 최종 조율에 실패할 경우 야당은 전방위적 대정부 공세를 위해 국방위원회 등 잔여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여지도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추경호 원내대표는 어제 법사위와 운영위를 여야가 1년씩 번갈아 맡자는 황당한 제안을 했다"며 "원 구성이 불법이라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해놓고, 바로 다음날엔 상임위원장을 번갈아 가면서 하자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다가 대통령도 1년씩 돌아가면서 하자고 하겠다. 그럴 거면 선거는 왜 하는가"라며 "총선 민심은 야당이 중심이 돼 윤석열 정권 2년의 실정을 바로잡으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법사위와 운영위는 거래 대상이 될 수 없는 필수 사항"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이 같은 여당 제안에 △1년간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제한 △국회 운영 적극 협조 △행정부의 입법권 침해에 국민의힘도 적극 항의 등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전제로 국민의힘 제안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당은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야당이 전제 조건으로 윤 대통령의 거부권 제안 등을 거론한 데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향후 1년간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중단'을 조건으로 내건 데 대해 "오만한 말장난"이라며 반발했다. 

추 원내대표는 "유감스럽게도 민주당은 단 한 번도 협상안을 제시한 바 없고, 국회의장도 중재안을 낸 바 없다"며 "오직 국민의힘만 소수당임에도 여당의 책임감으로 어떻게든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해 계속 타협안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제안을 요지부동으로 거부하는 민주당의 협상 거부야말로 국회 위상을 깎고 의회 민주주의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여야가 사실상 서로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을 하며 줄다리기를 계속하면서 우 의장이 통보한 기한 내 협상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앞서 민주당이 잔여 상임위원장 7곳 선출 강행 움직임을 보였던 만큼 여당의 대승적 결단 없이 야당이 양보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19일 오후에도 회동했지만, 협상에 진전은 없었다.

지난 총선에서 '정권 심판' 민심에 힘입어 압승을 거둔 것도 민주당의 독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국민의힘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야 간 쟁점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선출을 강행한 바 있다. 법사위는 법안 심사의 최종 관문이며 운영위는 대통령실을 피감 기관으로 두고 있다. 정부 공세에 박차를 가하는 야당으로선 꼭 필요한 상임위다. 

여야가 끝내 원 구성 협상에 실패해 민주당이 남아 있는 7개 상임위까지 가져간다면 정부에 대한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잔여 상임위 중엔 국방위원회, 정무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이 있다. 국방위와 정무위는 각각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 등과 관련돼 있다. 산자위의 경우 최근 민주당이 추진을 예고한 '유전개발 의혹 국정조사' 등과 연관이 있다. 

다만 협상 여지는 남아 있다. 여당은 우 의장이 통보한 시한을 고려해 상임위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때 잔여 상임위 배분 등 원 구성 협상 방향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비공개로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내일(21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지겠다. 최종 결정은 월요일(24일)에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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