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코리아] 尹 20%대 지지율 고착…국정 동력 회복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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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코리아] 尹 20%대 지지율 고착…국정 동력 회복 '난망'
  • 문장원 기자
  • 승인 2024.06.25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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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참패 후 20%대 박스권
국민 10명 중 6명 '동해 유전' 불신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 경산캠퍼스 천마아트센터에서 '동북아 첨단 제조혁신허브, 경북'을 주제로 열린 스물여섯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6.20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 경산캠퍼스 천마아트센터에서 '동북아 첨단 제조혁신허브, 경북'을 주제로 열린 스물여섯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올해 집권 3년차에 접어든 윤석열 대통령도 역대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집권 3년 차 증후군'을 피해 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집권 3년 차 증후군은 정권을 잡은 지 3년차부터 대통령 권력의 힘이 빠지고 국정 운영이 삐걱거리기 시작해 결국 레임덕에 빠지는 현상을 뜻한다. 다만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지지율이 두 달 만에 30%대로 떨어지며 다른 대통령들보다 증후군의 전조 증상이 빨리 나타났다. 4‧10 총선 참패 후 지지율은 아예 20%대로 굳어져 국정 동력 회복 자체가 난망한 상황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4월 총선 참패 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에 머물며 박스권에 갇혀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총선 전 3월 4주차에 실시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4%였지만, 총선이 끝난 직후 4월 3주차 조사에서는 23%로 무려 11%p나 떨어졌다. 갤럽 조사 기준으로는 취임 후 최저치였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권력 누수' 현상인 레임덕을 넘어 '권력 공백' 수준의 '데드덕'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4월 4주부터 한 달 동안 24%를 유지하다 5월 5주차에는 21%까지 떨어지며 20%대 지지율 붕괴에 직면했다. 6월 2주차에 26%로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2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통 대통령의 20%대 지지율은 임기 막판에야 나타나는 점에 비춰보면 현재 상황이 임기 말에 버금갈 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윤 대통령의 직무에 대한 부정평가의 강도다. 총선 직후 리얼미터 정례 조사들을 기준으로 '잘못하는 편'이라는 의견이 9~12%일 때 '매우 잘못함'은 52~66%에 달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비토 정서가 상당히 넓고 깊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이 지지율 반등을 이끌 만한 행보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이 취임 최저치인 23%로 떨어진 당일 그동안 거부해 왔던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을 수용하는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

또 일부 언론사와의 대담 등으로 대체했던 기자회견을 지난달 9일에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신임 비서실장·정무수석 등 인선을 대통령실 브리핑룸에 나와 직접 발표하며 질문까지 받았다. 중앙아시아 3개국 방문으로 순방도 재개했다. 특히 지난 3일에는 예고에 없던 동해 유전 개발 관련 브리핑을 대통령 본인이 직접 진행하며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일련의 노력이 극적인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유전 개발 지질탐사 업체인 액트지오를 둘러싼 의혹이 지속되며 '역풍'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여기에 국민 10명 중 6명이 동해 유전 개발 발표를 불신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국정운영 동력 회복을 위해 윤 대통령이 어떤 카드를 꺼내 들어도 '백약이 무효'라는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이틀 동안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의 ’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발표에 대한 신뢰 여부를 물은 결과 '신뢰한다'는 28%, '신뢰하지 않는다' 60%로 나타났다.

'신뢰한다'는 답변 28%는 사실상 윤 대통령의 지지율 26%와 비슷한 수준으로 핵심 지지층 정도만 대통령의 발표를 믿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사정은 더 심각하다. 윤 대통령의 지지층의 근간을 이루는 보수층의 43%가 대통령 발표를 '신뢰한다'고 했고, 47%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포항 유전 지역이 있는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신뢰한다' 40%, '신뢰하지 않는다' 44%로 나타났다(전화 면접 방식, 응답률 1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내용을 이처럼 국민이 단기간에 압도적으로 불신한다는 것은 대통령과 정부의 국정 운영에 치명적이다. 정책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가 아니라 대통령의 공식 발표를 '거짓말'로 받아들이는 것은 정권의 존폐와 관련된 수준의, 차원이 다른 문제다.

야권 관계자는 "동해 유전 발표에 대해 국민 10명 중 6명이 불신하는 것은 사실상 신뢰 문제"라며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현 정부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굉장한 위기 상황"이라고 했다.

또 "비토 정서가 강하면 대통령이 어떤 행보를 보이더라도 국민은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며 "대통령실에서는 어느 하나의 이벤트로 반전을 꾀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어떤 기획이나 이벤트를 통해서도 극적인 반전이 어려운 상황"이고 지적했다.

한편 앞서 인용된 여론조사 내용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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