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경영’으로 미래성장 견인
고객‧구성원 지지 진정성 보여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오는 29일로 취임 6주년을 맞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특유의 '뚝심 경영'으로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 나가고 있어 재계 이목이 쏠린다.
1978년생인 구 회장은 서울 영동고와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졸업한 해인 2006년 LG전자 재경부 대리로 입사했으며, ㈜LG와 LG전자를 오가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그가 2018년 6월 회장에 취임한 후 LG에 대한 평가와 이미지는 사뭇 다르다. '인화(人化)'를 기반으로 때론 공격적이고 과감한 행보가 도드라지며, 구 회장의 뚝심은 '선택과 집중' 전략과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예로 모바일 사업 종료, LX 계열분리,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 인공지능(AI) 연구원 설립 등이 꼽힌다. 이러한 굵직한 결단은 구 회장이 충분한 고민을 거친 뒤 뚝심있게 밀고 나간 결과물이다.
무엇보다 구 회장은 지속가능한 그룹의 발전을 위해 '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ABC)' 사업을 힘차게 밀어부치고 있다. 과감한 면모에는 깊이 있는 공부와 검토가 선행된다. LG 관계자는 "가끔 회의에서 전문가 수준의 날카로운 질문으로 실무자들을 당황케 만들기도 한다"고 전했다.
지난 17일부터 나흘간의 미국 출장 역시 미래준비에 진심인 면모가 부각된 사례다. 구 회장은 지난해에도 미국 보스턴 LG화학 생명과학본부와 캐나다 토론토 LG전자 AI 랩을 방문, 북미 현지 사업 전략을 살뜰히 챙긴 바 있다.
이번 출장에서 구 회장은 LG전자 테네시 공장,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제2공장을 방문해 시장 전망과 통상 정책 등을 점검했다. 또 실리콘밸리에서는 스타트업 투자 허브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를 찾아 'ABC' 신기술·신사업 전략을 심도 있게 살폈다. 구성원들에게 10년, 20년 후의 미래를 위한 도전을 강조하면서다.
실제 LG는 지난 3월부터 세계적인 유전체 비영리 연구기관인 미국 잭슨랩과 알츠하이머‧암의 비밀을 풀어낼 AI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발병 원인과 진행 과정을 분석하고 치료제 효과까지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맞춤 치료 연구의 초석을 다진다는 복안이다.
눈길을 끄는 건 구 회장이 구성원들에게 보내는 배려와 응원이 단순 수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이 엿보인다는 점이다.
그는 취임 후 거의 매달 LG 계열사들의 현장을 찾으면서 꼭 필요한 인원만 대동한다. 조용한 현장 행보로 직원들조차 방문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이다. 이는 불필요한 의전으로 업무 부담을 가중하지 않으려는 세심한 배려로 풀이된다.
구 회장은 이달 미국 현지 직원들과 만난 여섯 번의 자리에서도 가장 먼저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격려하며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져 달라"고 했다. 앞서 LG전자 AS를 담당하는 케어서비스 매니저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직원이 힘들면 고객도 행복해질 수 없다는 자신의 철학을 드러낸 바 있다. 그가 강조해온 '고객가치'를 실현하는 주체 역시 LG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구 회장은 해마다 열리는 LG 어워즈에 '고객감동 특별상'을 신설하기도 했다. 여기엔 각자의 자리에서 고객가치를 실천하는 모두가 LG의 주인공이라는 그의 메시지가 녹아있다. 서비스센터, 매장 등 일선에서 고객가치 실천을 위해 힘쓴 구성원이 해당 상의 주인공이 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구광모 회장이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를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방향을 설정한 건 좋은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러한 분야에서 어느 정도 꽃을 피우려면 단계 단계별로 의미 있게 진척시켜(Advance) 나가며 경험을 축적하고, AI‧바이오 등 해당 분야에서 최상의 인재를 확보(Best People)하고, 투자에 대한 지속성(Continue)을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좌우명 :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