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우승 후보 40세 킵초게와 42세 베켈레
매일일보 | 한때 잘 나가던 선수도 나이가 들면 은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젊은 신예들의 등장에도 노장의 나이에 여전히 체력을 과시하는 종목이 있다. 바로 마라톤이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 중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는 40세의 엘리우드 킵초게(1984·케냐)와 42세의 케네니사 베켈레(1982·에티오피아)로 40대 노장의 선수들이다.
필자 또한 마라톤 선수 출신이다. 19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LA 올림픽 마라톤에 출전했을 때 당시 우승한 선수는 37세의 카를루스 로페스(1947·포르투갈)였다. 그는 이미 은퇴했어야 할 나이에 2시간 9분 21초라는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후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올림픽 신기록이 경신될 때까지 24년 동안 그 숫자는 깨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에도 노장의 선수들이 있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1970·한국)는 39세의 나이에 41번째 완주를 기록했다. 그는 1996년 27세에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획득을 시작으로 2001년 32세에 보스턴 마라톤 우승, 2009년 39세에 제90회 전국체육대회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또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남승룡은 36세 나이로 1947년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했다. 이때 제자 서윤복의 페이스메이커로 뛰어 서윤복의 세계 신기록 수립에 크게 공헌했다. 이렇듯 마라톤은 30-40대에도 여전히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 엘리트 마라톤 선수들은 풀코스 도전을 비교적 일찍 시작하는 편이다. 이에 비해 외국의 선수들은 20대 후반쯤 데뷔해서 30대 후반까지 선수생활을 오래 이어간다. 마라톤은 보통 20대 중반과 30대 중반까지가 기록 수립에 가장 알맞은 연령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이른 나이에 시작했다가 일찍 진을 빼는 것은 아닌지 깊은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김원식 마라톤 해설가·전남 함평중 교사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