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 53조원, 나흘 만에 약 5조원 감소
3일 미국 주식 투자 보관액 914억달러, 전년 동월比 32%↑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국내 증시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코스피 3000 달성 가능성이 나오지만, 개미들의 한국 증시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투자자 예탁금은 53조450억원을 기록, 나흘 만에 5조2700억원이 감소했다. 이는 지난 3월22일 이후 3개월 반 만에 최저치다. 올해 상반기 투자자 예탁금은 50조원 중후반대에서 형성된 바 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놓은 돈으로 증시의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주목할 점은 국내 증시 호전망이 이어짐에도 개미 투자자들이 매수세로 돌아선 것이다. 9일 오후 2시 반 현재 코스피는 2864.54를 기록, 코스피가 박스권(2400~2700선)을 뚥고 2900선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시 상승세에도 불구, 박스권 매매에 지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것으로 판단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 예탁금 증가는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항상 주식시장의 움직임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식시장의 상승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를 일컫는 일명 ‘서학개미’들의 보관액은 꾸준히 늘어나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내 증시 박스권에 지친 개미들이 해외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 지난 3일 기준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투자 규모는 914억달러(약 126조588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 대비 6.3%, 전년 동월보다 32% 증가한 수치다.
미국 증시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금리인하 기대감을 키우며, 서학개미의 투자를 유인하고 있다. 지난 5일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전장보다 0.54%(30.17p) 상승한 5567.19,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0.90%(64.46p) 오른 1만8352.76에 거래를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순매수액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6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의 상장주식 순매수 규모는 총 22조9000억원이다. 해당 통계가 집계된 1998년 이후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