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계획 확정 대기업 3년 연속 하락세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고학력 청년층(15~29세) 취업자가 20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불황을 맞은 대기업들도 갈수록 채용비율을 줄이고 있어 청년실업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취업자 수는 2890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만6000명 증가했다. 그러나 청년 취업자수는 20개월 연속 감소세다. 청년층 고용률은 46.6%로 전년보다 0.4%p 감소했다.
이번 통계에서 주목할 것은 청년층 취업 준비 분야 1위였던 공무원이 올해 최초로 일반기업 취업 희망에 밀린 것이다. 청년층 취업시험 준비자 중 일반기업체를 준비하는 이들이 29.7%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보수와 복지가 월등한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취업을 유예하고 대학원 진학 등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올해 공무원 9급 1호봉은 세전 기준 222만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체 임금근로자의 평균소득은 월 353만원인 가운데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월 286만원,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월 591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청년층이 선호하는 대기업 채용률은 지난 2022년을 기점으로 3년 연속 하락하고 있고, 수시채용은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인크루트가 발표한 '2023년 채용 결산'에 따르면 올해 정규직 대졸 신입을 1명 이상 채용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68.2%였다. 해당 조사는 인크루트 회원으로 등록된 기업 768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기업 규모별로 채용률을 살펴보면 대기업 73.3%, 중견기업 83.5%, 중소기업 65.1%로 나타났다.
특히 채용계획을 확정한 대기업 비율은 2022년 73%에서 2023년 72%, 2024년 67% 등으로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고용창출 비중이 가장 높은 제조업이 불황으로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 취업문은 갈수록 축소될 전망이다.
실제로 인크루트가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 '수익성 악화·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경영 돌입'(25.3%)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기업들은 당장 올해 하반기에도 신규채용에 미온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본지에 "구조적인 저출산 문제로 청년층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현상과 맞물린 측면도 있다"며 "특히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니트족'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어 정부도 대책 마련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특히 청년층들이 선호하는 대기업의 경우 불황으로 인해 채용 규모를 줄여 취업도 어렵다"면서 "이마저도 경력직 사원을 많이 채용해 신입채용률이 낮아지는 만큼 기업 차원에서도 더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