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연일 90%대 득표 '확대명' 증명···'일극 체제' 심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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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연일 90%대 득표 '확대명' 증명···'일극 체제' 심화 우려도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4.07.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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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 93.77%, 강원서 90.02% 득표하며 '압도'
野 일각, 전대 결과 명분으로 '李 일극' 심화 우려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지역순회 경선 둘째 날인 21일 오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지역순회 경선 둘째 날인 21일 오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지역 순회 경선을 진행하는 가운데, 이재명 후보가 연일 90%가 넘는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을 증명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일방 독주로 전당대회가 마무리될 경우, '이재명 일극 체제'가 민주당 내에서 더욱 공고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 발표된 인천지역 권리당원 대상 온라인 투표에서 93.77%를 득표한 데 이어, 이날 공개된 강원지역 권리당원 투표 결과에서도 90.02%를 얻어 대세를 입증했다. 첫 순회 경선 일정이었던 제주에선 득표율 90%를 넘기지는 못했으나, 82.50%를 얻어 김두관·김지수 후보를 크게 따돌렸다.

민주당 안팎에선 유력 차기 대선주자이자 4·10 총선을 압승으로 이끄는 등 당대표 시절 굵직한 성과를 낸 이 후보의 연임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 후보가 3자 구도에서도 연일 90%가 넘는 득표율을 가져가는 등 압도적 레이스를 펼치자 '확대명'을 예상한 당내 인사들조차 적잖이 놀라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윤석열 정부를 직접 겨냥하기보단, 민생과 현안 해결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북한과 접경하고 있고 관광 산업이 발달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구는 줄어드는 어려운 강원도가 새로운 길을 찾아봐야 되지 않겠느냐"며 자신이 생각하는 강원도 맞춤 정책을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20일 있었던 인천 합동연설회에서는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로 정치의 가장 큰 책무"라며 "그래서 '먹사니즘'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정치이념 이데올로기"라고 말했다. 먹사니즘은 '먹고사는 민생 문제에 몰두하자'는, 이 후보가 이번 전당대회 국면에서 강조하는 정치철학이다.

당대표 선거 초반 이 후보가 일찌감치 우위를 점하는 것을 넘어 90%를 상회하는 득표율을 보이자, 당내 일각에선 "이번 전당대회가 '이재명 일극 체제' 유지·강화의 명분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 후보는 2022년 전당대회에서 77.7%의 득표율로 당대표에 당선된 후 자신의 강성 지지층이 많다고 알려진 권리당원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을 총선 공천에서 대거 배제하면서 "이재명 일극 체제를 만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 후보가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될 경우 '일극 체제'는 더 강화될 것이고, 이 후보와 다른 목소리는 당내에서 완전히 사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인사는 "지금도 소수 목소리가 묻히는 상황인데, 이번 전당대회가 이 후보 압승으로 끝날 경우 이런 경향이 더 짙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김혜란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낸 논평에서 이 후보의 압도적 득표율을 언급하며 "두 명의 후보가 당권 도전에 나서며 '이재명 대표 추대식'의 모습은 겨우 면했지만,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속에서 이제 '이재명 일극체제'는 완성될 단계에 와 있다"고 했다.

이어 "최고위원으로 나선 인사들 모두 하나같이 '찐명' 경쟁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결국 더 공고해진 '이재명 일극체제' 속에서 전보다 더 독한 방탄 정당으로 가겠다는 선언"이라며 "이렇게 정책과 국회 운영도 모두 '명심'만 따라가는 과정에서 민주당 내 다수는 침묵하고 있고, 견제·균형에 기반한 비판의 목소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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