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롯데·농심, 스마트팜 산업에 모습 드러내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정부가 스마트팜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며 관련 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식품기업들도 스마트팜 사업에 진출하면서 성장이 제한적이던 스마트팜 산업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ICT)·인공지능(AI)·로봇 등 첨단기술을 적용한 농업 시스템이다. 농작물 재배 환경을 최적화하고 실시간으로 온도, 습도, 일조량, 토양 환경 등을 분석해 최상의 농작물을 생산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26일부터 ‘스마트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스마트농업법)’이 시행되며, 스마트팜 육성을 위한 정부 지원이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16일에는 스마트농업법 시행령까지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스마트팜은 기후 변화와 농산물 공급망 불안정 등 식량안보 문제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농업 생산성과 농가 소득 증대, 지역 소멸 대응 측면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스마트팜 시장은 매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2년 약 150억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스마트팜 시장은 2027년 33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스마트팜 시장이 2020년 2.4억달러에서 2025년 4.9억달러로 연평균 15.5%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잠재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스마트팜 산업은 제한적으로 성장해왔다. 높은 초기 구축비용, 많은 에너지 사용에 따른 낮은 채산성 등 극복해야 할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산업이 초기 단계인 탓에 생태계 구축이 미흡한 측면도 있다.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팜 산업의 94.4%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이며, 2015~2020년 사이에 창업한 기업 비율이 77.8%에 달했다.
상당수의 스마트팜 기업은 자금난을 겪고 있다. 스마트팜 기업의 주요 애로사항은 자본 부족(34.3%), 인력 부족(26.2%), 판로개척의 어려움(25.9%) 등이다. 많은 기업이 투자 유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내수 시장의 한계로 국내 판로개척에도 애를 먹고 있다.
스마트팜 스타트업 관계자는 “스마트팜 스타트업 대부분이 높은 성장가능성에도 금전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자자를 찾기도 어렵고 회사가 지역에 있는 탓에 청년 인재를 확보하기도 힘들다. 국내에선 한계가 있어 현재 해외 사업 수주에 힘을 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국내에서 한계를 보이는 스마트팜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수출 지원을 시작했다. 중동, 아시아 국가들과 MOU를 체결해 스타트업이 보다 수월히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해외 프로젝트 수주 촉진을 위해 홍보 콘텐츠 제작, 박람회 참가, 기술규제 및 시험 컨설팅 등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팜 기업 ‘아페스’는 지난 2월 인도네시아에서 약 37만달러 규모의, ‘만나CEA’는 사우디에서 약 483만달러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엔 정부와 농업단체의 반발로 스마트팜 사업에 소극적이었던 대기업들도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이달 대동과 스마트파밍 보급 협약을 맺고 미래 농업 솔루션 개발과 농가 기술 보급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노지 스마트팜 재배 솔루션 △정밀농업 솔루션 △스마트 농기계 및 농용로봇 등 농업 솔루션 개발 과정에 상호 역량을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지난 2월 스마트팜 플랫폼 ‘도시의 푸른농장’을 출시했다. 농장의 설계, 구축, 운영 및 판매 전 과정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이노베이트 관계자는 “청년 전공자로 스마트팜 테스트배드를 구축했으며, 향후 여러 협업을 통해 사업을 확대할 나갈 계획”이라며 “그 시발점으로 국가 기관과 협력해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스마트팜 관리 AI로봇 스타트업 아이오크롭스를 포함 에스팜, 포미트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우디아라비아 시범온실 조성 및 운영에 나선다고 밝혔다. 협업에 참여한 아이오크롭스 관계자는 “농심, 이수화학 등 굴지의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면서 “시리즈B 투자를 준비 중인만큼 앞으로도 해외 진출 사례를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