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3E 12단’ 퀄테스트 통과 중대 기로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 싸움에 본격 돌입한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분전이 HBM 시장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사 HBM3(4세대)가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품질 검증)를 통과해 조만간 납품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엔비디아향 삼성 HBM3는 중국 수출용 인공지능(AI) 반도체 'H20'에 사용될 것이란 진단이다. H20에 들어가는 HBM3는 그동안 SK하이닉스가 독점 공급해 왔다. HBM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새롭게 공급사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앞서 로이터통신도 지난 24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를 납품하기 위한 퀄 테스트를 처음으로 통과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보도에는 삼성 HBM3E(5세대)는 아직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HBM3E 역시 퀄 테스트 통과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도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 하반기 HBM3E로의 급격한 전환을 통해 고용량 HBM 시장 선점에 주력하겠다"며 "내년에는 HBM 공급 물량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오는 31일 예정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3E의 양산 일정과 차세대 로드맵 등이 공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메모리 업체 최초로 비디아에 HBM3E 8단 납품을 개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HBM 시장 추격의 중대 분기점으로 엔비디아향 HBM3E 12단 제품의 통과 시기를 지목한다. HBM 선두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 HBM3E 12단 제품에 대한 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도 올 하반기 HBM3E 12단 양산 준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내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을 납품하다면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인 6세대 HBM4도 내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HBM 개발팀을 신설했다. 지난 5월에는 전영현 부회장으로 반도체 수장을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적극적으로 꾀하고 있다.
시장 상황은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대만 연합보 등 외신은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가속기용 GPU인 '블랙웰'의 주문량을 당초 계획보다 25% 늘렸다고 보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압도적인 물량을 자랑하는 삼성전자의 HBM3E 납품이 있어야 블랙웰 물량 증가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비디아가 안정적인 AI칩 공급을 위해 HBM 공급망 다변화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마이크론 9%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HBM 성장세 등에 힘입어 올 2분기 10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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