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지금처럼 보일러를 이용한 난방이 이루어지는 아파트나 일반주택에서는 느낄 수 없는 종전의 주거 형태는 우리나라 가옥에서만 볼 수 있는 온돌과 마루가 있는 집이었다.
온돌은 방에 넓적한 돌을 놓고 흙으로 덟은 후, 아궁이에 불을 때어 방바닥을 따듯하게 하는 것이고, 마루는 바닥과 사이를 띄우고 널빤지를 깔아 놓은 형태다. 흙으로 덮힌 방다닥의 초기 바닥재 장판은 주로 종이와 기름으로 만든 기름종이 장판이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비닐 장판과 PVC 장판이 등장했고, 현대에 들어서는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의 장판이 개발되어 여전히 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바닥재 중 하나다. 여기서 우리의 주거문화가 서양 집들과 비교해서 큰 차이는 실내에서 신발을 신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차이는 현관에서 바로 볼 수 있다. 신발을 벗는 별도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바닥에 앉아서 생활하는 전통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바닥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신발을 벗고 실내에 들어가는 것이 일상적인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와 유사한 아시아 문화권에서도 실내에서 신발을 신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습한 기후와 문화적 관습 그리고 청결 유지에 기인한다. 신발은 실외에서 착용되며, 먼지, 오염물질, 세균 등을 실내로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내에서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다니거나 바닥재에 따라 슬리퍼를 착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관습은 청결유지와 함께 집안의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바닥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또한, 신발을 벗음으로써 실내에서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에피소드로, 한국을 방문한 한 캐나다인이 감기에 걸린 한국인 여친과 한의원을 찾았는데 신발을 벗고 슬리퍼를 신는 곳이고 바닥도 깨끗한 편이 아니어서 남친에게 슬리퍼 신을 것을 권했으나, 황당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남들이 신던 슬리퍼를 어떻게 신느냐며 질겁을 했다는 것이다. 미쳐 생각지도 않은 상황이라 캐나다에서는 이런 경우 어떻게 하느냐고 물으니, 신발을 벗어야 하는 곳에는 슬리퍼를 가지고 간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여름철에 샌들을 신고 다니다가 남의 집에 들어갈 때 맨발이 민망해 덧신이나 양말을 꺼내서 신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아니면, 슬리퍼로 갈아 신는 대신 신발 위에 덧신을 씌우는데 예전에는 다들 덧신을 가지고 다녔다는 것이다. 한의원은 실내의 청결과 편안함과 더불어 한의학의 전통적인 관례 등으로 슬리퍼로 갈아 신는 것이 일반적이고, 마사지 숍이나 스파 등에서 공동 사용하는 슬리퍼가 나온다면, 대부분 일회용이거나, 아니면 빨아서 준비한 슬리퍼를 제공하고, 사용 후에 수거함에 넣어 다시 빨래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즉, 남이 좀 전에 신었던 것이 위생 측면을 넘어 찝찝해서 싫다는 건데,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서양 국가들 내에서는 나라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개인의 선호도도 다양하지만, 실내에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문화적인 관습과 생활 방식의 차이로 설명될 수 있다. 그 이유와 문화적 특성으로 먼저 실용성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다. 실외에서 신발을 신고 있다가 실내로 들어갈 때, 신발을 벗고 다시 신는 것은 번거로워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 것이 편리하다고 여겨진다.그러던 어느 날 놀러 온 딸아이의 스페인 친구에게 우리나라 집 안에선 신발을 벗고 지낸다는 설명과 함께 신발을 벗고 놀다 갔다.
그 친구 부모도 아이를 데리러 왔다가 집안을 들어올 경우, 이러저러한 우리의 문화 설명을 듣고선 신발을 벗고 슬리퍼를 신고 들어와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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