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與 사무총장 임명직 당직자 일괄 사퇴 요구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당직 개편은 대표의 일"이라는 뜻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힘 입어 한 대표는 친윤(친윤석열) 의원인 정점식 정책위의장을 비롯힌 임명직 당직자들의 일괄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3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국무회의 직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 대표와 90분가량 비공개 회동을 진행했다. 전당대회 직후인 24일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만난 지 6일 만에 다시 회동한 것이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해 만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측은 "당정 화합을 위한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정치에서는 결국 자기 사람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이 사람, 저 사람 폭넓게 포용해 한 대표의 사람으로 만들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당직 인선과 관련해 "당 대표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지도부 인선이 정리되면 관저에게 만찬을 하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대통령이 걱정하지 않도록 잘 해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동훈 지도부는 대통령의 발언에 힘 입어 '친정체제' 구축에 나선 모양새다. 윤 대통령과의 회동 바로 다음날 서범수 당 사무총장은 "당 대표가 임면권을 가진 당직자는 일괄 사퇴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서 사무총장은 "(한 대표도) '새로운 출발을 위한 모양새를 갖추는 게 어떻겠느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친윤계가 유임을 요구한 정점식 정책위원장을 교체하겠다는 발언이다.
한 대표도 직후 당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저희 사무총장이 말씀하셨다"라며 서 총장의 발표가 본인 의사를 전달한 것임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