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국내 양대 전자부품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에도 견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고부가 제품 공급 확대 전략으로 올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성장성이 높은 전장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관련 부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삼성전기는 2분기 매출 2조5801억원, 영업이익 20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2% 증가했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제품 라인업 확충과 더불어 전장용 MLCC 시장에서의 지배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보기술(IT)용 MLCC에 비해 전장용 MLCC는 고부가 상품인데다 탑재량도 수십배에 달하는 만큼 매출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서다.
MLCC탑재량은 스마트폰 한 대당 800~1000개에 그치는 반면 일반 내연기관차는 4000개, 전기차(EV)는 최대 3만개 이상이다.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용 2000V(볼트) MLCC 등 고부가 전장 제품의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올해 전장용 MLCC 단일 제품으로는 매출 1조원, 2025년까지 전장용 제품 전체 매출 2조원 이상이 목표"라며 "모바일·IT 회사에서 나아가 자동차 부품 업계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같은 목표 달성에는 엔화 상승 움직임도 힘을 보태고 있다. 전장용 MLCC 시장에서 선두인 일본 무라타의 시장점유율은 34%로 삼성전기(24%)와의 격차는 10%포인트다. 일본 경쟁사가 엔저를 무기로 가격경쟁력을 높여온 만큼,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 삼성전기가 점유율 갭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이노텍은 올해 2분기 매출 4조5553억원으로 역대 2분기 최대를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15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6.2% 급증했다.
LG이노텍은 전장 핵심부품과 FC-BGA 등 고부가 반도체 기판을 앞세워 지속성장을 위한 사업구조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특히 5년 안에 전장 사업 매출을 5조원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다. 현재 LG이노텍의 연간 전장 사업 매출은 2조원 수준이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조명과 라이다·레이더 센서, 통신 모듈 등을 중심으로 전장사업 공략에 나선다. 우선 차량 조명 모듈을 조 단위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차량용 플랙서블 입체조명 모듈 '넥슬라이드'를 필두로 전장부품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국내외 9개 완성차 브랜드 88개 차종에 장착됐으며 내년까지 '차세대 넥슬라이드'도 개발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 차량 카메라 모듈 사업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초 대만 AOE 옵트로닉스와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고, 고부가 차량 카메라 모듈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차량 카메라 모듈과 라이다를 소프트웨어로 결합한 '센서 퓨전', 차량 내 회상회의·유아 모니터링·엔터테인먼트 등 용도의 '인 캐빈 차량 카메라 모듈' 개발로 관련 사업 확대에도 나선다.
LG이노텍은 고성능 라이다(LiDAR)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최근에는 분산돼 있던 라이다 개발 및 사업조직을 통합해 CEO 직속으로 라이다사업담당을 신설, 2030년까지 2조원 규모로 육성하겠다는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