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불참 확정…"친일파 권력 단상 바라볼 수 없어"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친일'‧'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이 불거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철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15일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이다. 혁신당은 일찌감치 경축식 불참을 선언했다. 야권은 광복절을 앞두고 윤 대통령을 겨냥한 '친일' 비판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박찬대 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무리한 인사 강행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라"며 "윤 대통령은 김 관장과 동일한 역사관을 가진 것인지, 8·15를 광복절이 아니라 건국절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 헌법 정신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14일 규탄 기자회견과 광복절 행사를 불참할 것을 선언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김 관장이 취임 일성으로 '친일파로 매도된 인사들의 명예 회복에 앞장서겠다'고 한 것을 언급하며 "이런 사람을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한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뿌리째 뒤흔들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하는 폭거"라고 규정했다.
이어 "1945년 8월 15일이 광복절이 아니다. 일제 강점기가 도움이 되었다. 일제 시대에 우리 국민은 일본 신민이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어떻게 독립기념관 관장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뉴라이트로 지목된 김형석 고신대 석좌교수를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했다. 광복회는 김 관장 임명에 항의하며 15일 열리는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10일 광복회학술원 주최 청년 특강에서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가보훈부에서 (광복절) 행사에 참석하라는 회유가 왔으나 거절했다"며 "정부가 근본적으로 1948년 건국절을 추구하려는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광복회는 광복절 행사에 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은 "대한민국에 친일주구가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며 광복절 경축식 불참을 확정했다. 조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사흘 뒤 정부의 8·15 기념식에 불참한다"며 "독립투사와 순국선열, 유족과 후손, 국민께 용서를 빈다. 그러나 친일파와 밀정이 가득한 권력의 단상을 도저히 바라볼 수 없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의원들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김 관장 임명 철회를 압박했다. 정무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윤 대통령이 당장 3일 뒤인 광복절에 독립지사와 순국선열의 영령 앞에 당당하게 서고자 한다면 즉각 김형석 관장의 임명을 철회하라"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일본을 이롭게 하는 그릇된 친일 인식을 국정에 반영하던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선회하고 국민과 역사 앞에 사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특히 야권은 일본의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협의 과정에서 정부의 '친일' 행태도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현안 질의를 통해 일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협의 과정 및 조선인 강제 노역 설명이 부실한 것에 대한 외교부의 입장을 들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