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재개발 및 재건축이 늘면서 주택업종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8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 주택 수주액은 33조73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9조8766억원) 대비 13% 늘었다.
지난 1분기 주택 수주액은 11조원 규모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저조했다. 그러나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늘어난 22조원으로 급증했다.
주택업은 지난 2023년부터 본격화 된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부진과 공사비 급등에 따른 수주 기피 현상이 확산되면서 급격하게 침체됐다. 이에 따라 국내 주택업 수주액은 2022년 48조3700억원에서 지난 2023년 29조8766억원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수요가 확산되고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뛰면서 공사비 인상분을 만회, 신규수주에도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 번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주 대비 0.26% 상승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20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기준 재건축 및 재개발 수주액은 6조60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9447억원) 대비 약 55% 늘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위 10개 건설사의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액은 10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조7793억원)보다 14% 늘었다.
하반기 남은 4개월 반 동안 굵직한 정비사업도 예정된 상태다. 대우건설은 부산 다대3구역 재건축 사업을 수행하며 도급액은 2143억원 규모다. SK에코플랜트와 호반건설은 대전 도마변동 6-1구역 재개발을 수행하고 도급액은 3977억원 규모다.
시공사가 선정되지 않았지만,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과 압구정 3구역 재건축도 예정됐다. 한남 4구역은 오는 9월 30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하며 예상 공사비는 6조원 규모다. 압구정 3구역도 곧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정부의 부동산규제 완화 정책도 주택 수요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는 8·8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며 6년간 수도권에 42만7000가구 이상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지역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신규 택지를 조성할 방침이다.
다만 올해 상반기 주택 수주액이 호황기인 지난 2021년과 2022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건설사의 수익성 악화 문제도 여전해 속단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재건축이나 재개발과 같은 정비사업을 뺀 신규주택 수주 실적도 저조하다. 지난 6월 신규주택 수주액은 2조77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50% 줄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주택 수주가 늘어났지만, 대부분 사업성 좋은 지역 위주”라며 “원자잿값과 인건비 등 공사비가 올라 수익성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2021년이나 2022년과 같은 호황기 수준으로 회복되리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건설사들이 수주 규모를 유지하고자 알짜배기 지역을 위주로 선별적인 수주에 나서고 있다”며 “집값 상승 시기와 맞물려 일순간 수주가 늘었지만, 이러한 상태가 계속될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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