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스타트업, 투자 감소에 고용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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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스타트업, 투자 감소에 고용 '뚝'
  • 오시내 기자
  • 승인 2024.08.1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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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고용서 데드크로스 현상 발생…벤처투자 침체에 신규 채용 감소
후기 스타트업에 투자 쏠림 발생…초기 스타트업, 임금·복리후생마저 축소
스타트업 고용 시장에서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투자 유치 이력이 있는 한국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의 입사자 수는 9만2808명으로 전년 대비 19.4% 감소, 퇴사자 수는 9만2676명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스타트업 고용 시장에서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투자 유치 이력이 있는 한국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의 입사자 수는 9만2808명으로 전년 대비 19.4% 감소, 퇴사자 수는 9만2676명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벤처투자 시장의 장기 침체가 초기 스타트업 고용률 하락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19일 벤처투자 데이터베이스 기업 더브이씨에 따르면, 스타트업 고용 시장에서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투자 유치 이력이 있는 한국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의 입사자 수는 9만2808명으로 전년 대비 19.4% 감소, 퇴사자 수는 9만2676명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올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지난 6월까지 투자 유치 이력이 있는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의 입사자 수는 4만5348명, 퇴사자 수는 4만5452명으로, 퇴사자 수가 입사자 수 보다 104명 많았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의 고용 규모도 18만482명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벤처투자의 침체된 분위기가 고용인원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투자 유치가 줄어든 스타트업들이 신규 채용 규모를 대폭 줄이는 것이다. 실제로 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한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스타트업 입사자 수는 줄고 퇴사자 수는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가 급감한 초기 스타트업에서 고용 축소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 올 상반기 초기 스타트업 투자 건수와 금액은 각각 전년 대비 37.2%, 28.7% 감소했다. 이는 전체 스타트업 중 가장 큰 감소폭이다. 벤처투자 시장이 침체되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시리즈D 이상의 후기 스타트업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벤처캐피털협회에 따르면, 올 2분기 벤처 신규투자에서 후기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42.8%로 지난 2020년 29.2%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초기 기업은 2020년 30.7%에서 21.4%로 줄었다. 투자 감소에 따라 초기 스타트업의 고용 인원 역시 줄고 있다. 그간 고용 시장에서 초기 스타트업이 큰 비중을 차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고용 감축에 따른 충격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6월 기준 투자 유치에 성공한 시리즈A 스타트업의 고용 인원은 4만1916명으로 전체 중 23.2%를 차지한다. 여기에 시드, 프리A 단계 고용 인원을 합산하면 초기 스타트업의 고용 비중은 48.1%까지 증가한다. 반면, 시리즈B~C 단계인 중기 스타트업 비중은 36.5%, 시리즈D 이상인 후기 스타트업은 15.4%에 불과하다. 업계는 벤처투자 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함에 따라, 초기 스타트업의 고용 감소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가 후기 스타트업으로 몰리는 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투자 쏠림 현상의 또 다른 문제는 초기와 후기 스타트업 종사자 간 급여 차이다. 2016년 시리즈G 스타트업 종사자 평균 월 급여는 약 275만원으로, 시드 단계 225만원보다 22%가량 높았다. 하지만 지난 6월 기준 시리즈G 스타트업 월 평균 임금은 502만원까지 증가한 반면, 시드 스타트업은 319만원에 머물러 간극이 더욱 커졌다. 벤처투자 관계자는 “후속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초기 스타트업들이 생존을 위해 운영비 감축에 들어가고 있다. 보유한 자금이 고갈되기 전까지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런웨이 기간을 늘리는 것이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스타트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들이 예산 절감을 위해 복리후생까지 축소하고 있어 취업을 희망하는 인재의 수 자체도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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