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4대 개혁'으로 불리는 연금·의료·교육·노동 개혁에 대해 "대한민국의 생존과 미래가 걸린 절체절명의 과제들"이라며 "반드시 해내야만 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국가 최대 현안인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선 경제·사회 구조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며 "저출생과 인구위기 극복은 우리가 추진하는 개혁 과제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후 두 번째 국정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브리핑을 통해 '4+1 개혁(연금·의료·교육·노동+저출생)'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뜻을 피력한 동시에,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또 정부가 거둔 △경제 △민생복지 △외교 △안보 성과들을 내세우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4대 개혁을 언급하며 "개혁은 필연적으로 저항을 불러온다. 과정은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라며 "정치적 유불리만 따진다면 하지 않는 것이 훨씬 편한 길이다. 역대 정부가 개혁에 실패하고, 또 개혁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먼저, 연금개혁에 대해선 "노인은 가난하고 청년은 믿지 못하는 지금의 연금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며 연금개혁의 3대 원칙으로 △지속 가능성 △세대 간 공정성 △노후 소득보장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기금 소진 연도를 늘리는 모수조정만으로는 안 된다며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등 모수조정과 함께 기금수익률을 높이고, 자동 안정장치를 도입해 연금의 장기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들에게 지급에 대한 확신을 주기 위해 "국가가 지급을 보장한다는 것도 법률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가장 오래, 많은 보험료를 내고 연금은 가장 늦게 받는 청년 세대가 수긍할 수 있는 연금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며 "청년 세대와 중장년 세대의 보험료 인상 속도를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초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다양한 제도를 함께 개혁하고 혁신해서 서민과 중산층의 노후가 두텁게 보장되도록 하겠다"며 임기 내 월 40만원까지 기초연금 인상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개혁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개혁에 대해선 "이제 의대 증원이 마무리된 만큼, 개혁의 본질인 '지역·필수 의료 살리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의사 확충과 함께 교육, 수련 선진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권역 중추병원과 2차 병원, 필수의료센터를 육성하고 지역인재 전형 확대와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도입을 추진하겠다"며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해왔던 상급종합병원 구조를 전환해서 전문의, 진료지원 간호사가 의료 서비스의 중심이 되도록 바꿔나가겠다"고 했다. 또 공정한 보상체계 확립을 위해 중증·응급을 비롯한 필수·지역의료 수가를 대폭 개선하겠다며 "급여와 실손보험을 개편해 왜곡된 보상구조를 정상화하겠다"고 했다. 이어 "건강보험 중심의 재원 조달에서 벗어나 의료인력 양성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와 필수·지역의료 기반 확충에 향후 5년 간 10조 원의 재정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교육개혁의 목표를 △다양성 확대 △선택권 보장 △공정한 교육 △과도한 경쟁 압력 해소 △창의적 인재 양성 등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교육과 돌봄을 국가가 책임지는 '퍼블릭 케어'를 하루빨리 안착시키겠다"며 늘봄학교를 2026년까지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미래 인재 양성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내년부터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해서 맞춤형 학습, 자기주도적 학습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또 "대학에 가지 않아도 좋은 일자리를 찾아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직업계 고등학교, 대학, 산업 현장과의 상호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노동개혁에 대해선 "불합리한 관행과 낡고 획일적인 제도로는 경제의 역동성을 높일 수 없고, 근로자를 제대로 보호하기도 어렵다"며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면서 공정한 보상을 통해 일터를 확장하고, 근로 여건도 향상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근로자와 기업의 선택의 자유를 확대해 일자리가 늘어나는 노동시장을 만들겠다"며 "다양한 형태로 유연한 근무가 가능하도록 근로자의 선택권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노동약자보호법'을 제정해 미조직 근로자를 정부가 직접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 극복 계획과 관련해선 "중장기적으로는 4대 개혁과 같이 경제·사회 구조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며 "인구문제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과잉 경쟁 문화가 인구절벽의 핵심 원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결국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는 지역 균형발전이 인구문제의 근본 해결책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정주 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교육과 의료"라며 "지역에서도 자녀를 잘 교육시킬 수 있고,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지역 중증 필수 의료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과 인구위기 극복은 우리가 추진하는 개혁 과제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며 "인구위기 대응전략은 교육, 의료, 고용, 주거, 복지를 비롯하여 다방면에 연계된 과제들이기 때문에 이를 종합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컨트롤타워 '인구전략기획부'가 조속히 출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개혁' 45번, '국민' 32번, '정부' 25번, '의료' 18번, '연금' 18번씩 언급했다. 또 '청년' 9번, '인구' 등도 9번씩 사용했다. 정부 핵심 기조인 의료‧연금‧교육‧노동 4대개혁 키워드를 거듭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