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서프라이즈’ 시현해도 시간외 주가 ‘내리막’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엔비디아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내 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다. 이미 치솟은 시장의 눈높이를 실적이 따라가지 못 하는 모양새다. 엔비디아 주가가 시간외거래에서 7% 가까이 급락하고 국내 투자자들도 ‘팔자’로 돌아섰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달 간(7월 30일~8월 29일) 국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주식 1억8118만달러(한화 약 2419억8474만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28억5628만달러 매도했고 26억7510만달러 매수해며 매도 우위를 보였다.
서학개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은 엔비디아의 매출총이익률이 2년 만에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1분기 78.9% 수준을 보였지만 2분기에 75.7%로 떨어졌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숫자에서 만족을 주지 못한다면 새로운 재료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차익 실현 매물 출회의 트리거가 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또 앞선 제품보다 4배 이상의 성능을 낸다고 알려진 블랙웰의 출시 시점이 올 4분기로 3개월 밀린 것도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블랙웰은 엔비디아가 현재 주력인 H100 후속작으로 지난 3월 공개한 AI 가속기(AI 학습·추론에 특화된 반도체 패키지)다. 블랙웰은 이달 초 제품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시장에 전해지기도 했다.
엔비디아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자본시장의 시선은 차가웠다. 지난 28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 발표후 시간외 거래(애프터 마켓)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6.92% 빠진 116.92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증권가 뚜렷한 펀더멘탈(기초체력)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는 만큼 큰 폭의 하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향이 있더라도 엔비디아의 4분기 추정치에는 평균적으로 블랙웰 매출 비중이 5~10% 반영돼 펀더멘털을 해칠 정도의 큰 폭 하향은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엔비디아는 2분기(2024년 5~7월) 매출액 300억4000만달러(약 40조1000억원)를 시현했다. 증권사 평균 추정치에서 5%가량 높은 수준이다. 순이익은 165억9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8%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