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들의 기대만큼 잘할 수 있을까?”
- “언제쯤 남들 앞에 서는 게 두렵지 않을까?”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퇴근 후 사회적 가면을 벗으며 하루 동안 망신당하지 않고 잘 버텨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자려고 누웠을 때 잘한 일이라곤 떠오르지 않고, 못한 일만 자꾸 떠올라 밤잠을 설친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임포스터 증후군(가면 증후군)에 빠진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이룬 성취가 실력이 아닌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증상인 임포스터 증후군은 현대인의 70%가 경험하지만 여전히 널리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불안해서 스스로 채찍질하고, 번아웃을 겪어 능률이 떨어지고, 그 모습을 보며 일 못하는 자신을 탓하는 악순환은 계속된다. 이때 개인적인 예민함의 문제라 치부하지 않고 증상을 제대로 이해하면 내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변화의 기회가 될 것이다.이처럼 내 마음을 언어화 · 시각화하면 막연히 불편했던 마음을 차근차근 풀어낼 수 있게 된다. 이 외에도 책에서 제시하는 일상 속 자존감을 지키는 작은 습관들을 따라감으로써 자신을 인정하고 일상 속 평온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일본 공인 심리사가 알려주는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불안은 줄이고 자신감을 올리는 생각 습관
상사에게 칭찬받았을 때,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하는가 아니면 “아니에요”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떠는가? 수많은 심리학 멘토가 칭찬을 받아들이는 건 거만이 아니고,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겸손이 아니라 비하라고 말해도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임포스터(자신의 성취를 자기 능력 덕분이라고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를 만들기 쉬운 구조라는 점을 시사한다. 하지만 ‘겸손은 미덕’이라는 통념 때문에 자기 자신을 충분히 인정해 주지 못하고 결국 내가 나를 믿지 못하는 임포스터가 되어버리고 만다.
일본의 공인 심리사이자, 자신의 이름을 건 ‘오다카 지에’ 심리 상담소를 15년간 운영 중인 저자는 이러한 임포스터 증후군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개인보다는 전체를 우선하고,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고맙습니다’라는 뜻으로도 사용하는 일본의 단체 문화는 우리와도 닮은 점이 많다.
대중 강연과 TV 프로그램 심리학 고문 활동을 통해 ‘사과는 편리하지만 스스로를 옥죈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툭하면 사과하는 문화의 변화를 촉구한 저자의 주장은 우리에게도 통하는 바가 있다. 자신감 부족, 평가에 대한 집착, 완벽에 대한 강박 등 자기 자신을 연기하며 사는 사람들이 겪는 문제를 겪고 있다면 저자가 전하는 따뜻한 공감과 쉽지만 강력한 실천법을 통해 내 마음의 주도권을 쥐는 데 큰 도움을 얻을 것이다.
현대인의 70%가 살면서 한 번은 겪는 임포스터 증후군
일상 속 작은 변화로 강철 멘탈을 만드는 법
- 열심히 일하는데 늘 쫓기는 기분이 든다
- 실력에 비해 과대평가 받는다고 느낀다
- 잘한 일보다 못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
위 체크리스트 항목 같은 감정을 가졌던 적이 있는가? 임포스터 증후군은 아인슈타인, 미셸 오바마, 엠마 왓슨 등 대단한 성취를 이룬 유명인들도 자신이 임포스터였음을 고백할 정도로 다양한 사람들이 겪는 증상이다. 하지만 자신의 부족함을 숨기려 하는 증상의 성질 때문에 밝히기 꺼리는 경향이 있어 아직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 결과 임포스터들은 자신이 겪는 고통의 제대로 된 이름도 모른 채 ‘컨디션 난조’, ‘번아웃’, ‘슬럼프’ 등 조금씩 어긋난 진단과 솔루션을 받아 왔다. 하지만 15년간 수많은 임포스터를 상담한 저자가 제시하는 사례와 증상을 살펴보면 내 불안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두려움과 불안을 겪는 임포스터들에게 다양한 심리학적 솔루션을 제안한다. 마음을 언어화 · 가시화하여 막연한 불편함과 괴로움에 떠는 것이 아닌, 불안의 근원을 해결하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솔루션을 짧게 살펴보자.
▶ Solution 1 | 리프레이밍
부정적인 틀에 갇히지 말고 사고를 전환하자.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면 시야가 좁아져 나쁜 생각의 굴레에 빠지게 된다. 일이 막히면 실외에 잠깐 나가 좁아진 시야를 말 그대로 넓히기만 해도 기분은 한결 나아진다. 귀여운 동물 릴스 등을 보며 숨을 돌리는 것도 이때만큼은 큰 도움이 된다.
▶ Solution 2 | 메타인지
나를 바라보는 또 다른 내가 있다고 상상하자. 공포영화에서 답답한 행동을 하는 주인공을 보며 애가 탄 적이 있을 것이다. 자신감을 잃고 끙끙대는 내 모습도 또 다른 나의 자리에서 보면 같아 보일지도 모른다. 불안과 두려움이 엄습해 판단이 어려울 때면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또 다른 나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자.
▶ Solution 3 | 인생 각본 재검토
부모나 사회가 결정한 인생의 달성 과제를 다시 점검하자. 남들이 대학 → 취업 → 결혼 → 출산에는 적절한 나이가 있다고 해도 나까지 따를 필요는 없다. 내가 내 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 재검토하자. 조바심은 줄어들고 진정한 행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일상 속 작은 변화로 강철 멘탈을 만드는 실천법, 다른 임포스터를 대하는 대화법 등 일상 속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심리학적 팁이 가득하다. 저자가 만난 수많은 임포스터의 사례를 통해 이 불안이 나만 겪고 있는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고, 근거 없는 자책을 그만두어도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어느새 가면을 벗어던질 용기를 가지게 될 것이다.
저자 오다카 지에(小高千枝)는 정신 건강 관리 심리 상담소 ‘오다카 지에’를 15년간 운영 중인 공인 심리사이다. 《가면을 벗어던질 용기》를 비롯해 일상 속 심리학적 문제를 대중의 눈높이에서 명쾌하게 풀어내는 베스트셀러 도서를 다수 집필했다. NHK, 아사히TV 등에 심리학 고문으로 고정 출연했으며 기업, 정부 대상으로 많은 강연을 출강했다. 역자 정미애는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를 졸업하고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근무하였다. 우연히 번역의 매력에 푹 빠진 뒤 현재 바른번역에서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상처받는 것도 습관이다』 『나는 네가 듣고 싶은 말을 하기로 했다』 『백 살에는 되려나 균형 잡힌 마음』『내가 사랑한 물리학 이야기』『오른손에 부엉이』 등이 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