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 지수 5개월 연속 수축 국면
한국, 소비자 물가 안정세...피벗 가능성
한국, 소비자 물가 안정세...피벗 가능성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미국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의 통화 정책 전환(피벗)에 대한 시장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국내 물가가 안정적인 수준까지 와 있다고 보고 있지만 이른 피벗이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중이다. 금리인하 시기와 관련한 한은의 셈법이 복잡해 질 것으로 관측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현재 기준금리 인하를 놓고 그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최근 발표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을 밑돈 것이 다소 영향 준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8월 PMI는 47.2로 시장 예상치(47.5)를 하회하며 5개월 연속 수축 국면을 나타냈다. ‘R(recession·침체)의 공포’가 커지면서 한국,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주요 증시가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미 제조업 지표가 공개된 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51% 내리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2.12%, 3.26% 급락하는 등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83.83포인트(3.15%) 내린 2580.80으로 집계됐다. 시장의 우려가 커지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이 이달 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 거의 모든 트레이더들이 이번달 FOMC에서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도 대다수 연준 인사들이 첫 금리 인하에 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도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는 상황에 가까워 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54(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 상승하며 한은 목표치에 닿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금리를 조금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조금 더 생겼다”고 평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며 “적절한 타이밍을 생각할 때”라고 말했다. 한은의 피벗 시점에 대한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이른 시기에 금리를 내릴 경우 부동산 시장을 흔들어 이미 역대급 증가 폭을 보이고 있는 가계대출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한은의 다음 금융통화위원회 일정은 내달 11일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