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수주 계기로 유럽시장 공략 교두보 마련 평가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정부가 '원전 생태계 복원'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24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수주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로 원전 건설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정부도 예산 증액과 관련 입법 추진 등으로 뒷받침 하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후 위축됐던 국내 원전산업 생태계가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지난 7월 한국수력원자력을 주축으로 한 팀코리아가 '체코 역사상 최대 투자 프로젝트'로 꼽히는 24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다. 원전 강국인 프랑스를 꺾고 상업용 원자력 본산지인 유럽시장을 공략할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윤석열 대통령도 "원전 산업 정상화를 넘어 올해를 원전 재도약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원전 세일즈' 의지를 피력했다. 또 체코 원전 수주에 따른 윤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 4대 그룹 총수들도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키로 하면서 원전 산업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정부도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신규 원전을 2038년까지 최대 3기 건설하고 소형모듈원전(SMR) 1기를 2035년 첫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계획대로 원전 건설이 이행되면 지난해 30.7%였던 원전 비중은 2038년 35.6%까지 늘어나게 된다.
예산도 뒷받침되고 있다. 내년 원전, 방산 등 주력 수출 산업 지원 예산을 기존 2조1000억원에서 2조9000억원으로 확대 편성하는 가운데, 재정 400억원을 투입한 1000억원 규모의 원전산업 성장 편드를 신설한다. 원전 생태계 금융지원 사업에 1500억원을 공급하고 원전 연구개발(R&D)에 4000억원을 투입한다.
또 정부는 중장기 원전 건설계획 등을 담은 '원전산업 지원 특별법' 제정안도 마무리 단계로 이르면 이달 중 국회에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추진 배경에 대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원전 정책과 생태계가 정상화 중이나 향후 정책 변화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다는 원전 업계와 연구계, 학계 등의 우려를 고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2050년까지 국내 원전산업 매출·고용 창출 목표 등의 비전을 제시한 '2050 중장기 원전산업 로드맵'도 연내 마련할 계획이다.
'탈원전 폐기' 정책의 상징 격인 경북 울진 신한울원전 3·4호기의 착공도 임박했다. 현정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신한울 3·4호기 건설 계획은 안전성 기술 검증이 완료,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최종 허가만 남은 상태다. 이르면 내달 착공될 전망이다. 신한울 3호기와 4호기는 각각 2032년 10월, 2033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